시진핑 시대 1기 국가지도부 체제 완성… ‘중국夢 실현’ 본격 출범
중국 시진핑 시대 본격 출범
“새로운 피를 너무 많이 수혈해 충격을 주기보다는 원활한 교체를 원한 듯하다.”
중국의 한 대학교수는 중국의 새 내각을 이렇게 평가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16일 전국인대에서 결정된 국무원 조각에서 25개 부·위원회의 최고 책임자(장관급) 중 새 얼굴은 9명(36%)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국무원에 중국의 양대 권력 계파 중 하나인 공산주의청년단(團派·퇀파이) 출신이 크게 약진한 것도 눈에 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이끄는 새 국무원은 △부총리 4명 △국무위원 5명 △각부(위원회 포함) 부장 25명으로 구성됐다. 국무위원을 겸직하는 국방부장과 공안부장을 빼면 총리를 포함해 모두 33명이다.
부총리와 국무위원은 모두 교체됐다. 전국인대는 이날 장가오리(張高麗) 정치국 상무위원, 류옌둥(劉延東) 왕양(汪洋) 마카이(馬凱) 중앙정치국 위원을 부총리로 선출했다. 국무위원에는 양징(楊晶) 당 중앙서기처 서기, 양제츠(楊潔지) 외교부장, 창완취안(常萬全) 당 중앙군사위원, 궈성쿤(郭聲琨) 공안부장, 왕융(王勇)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 주임이 뽑혔다.
하지만 실제 정책을 집행할 부장급(장관급) 각료는 상당수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시대의 옛 인물. 환경 문제에 대한 중국인의 불만이 심각한데도 저우성셴(周生賢) 환경부장은 유임됐다. 전국인대 찬반투표에서 25명의 각료 가운데 가장 많은 7.4%에 이르는 반대표 또는 기권표가 저우 부장에게 쏟아졌다. 정협 부주석으로 승진한 저우샤오촨(周小川) 런민은행장은 2002년 취임 이후 11년째 자리를 지키게 됐다. 10년 전인 2003년 원 총리 때는 28명의 장관급 인사 가운데 절반인 14명이 새 인물로 교체됐다.
25명 중에는 1949년생으로 장관급 퇴직연령인 65세를 1년밖에 남겨두지 않은 인사도 4명이나 된다. 이번 국무원 각료 33명의 평균 연령은 60.2세로 1940년대생은 8명이며 나머지는 1950년대에 태어났다. 리 총리는 58세로 중국의 개혁개방 이래 가장 젊은 총리로 발탁됐지만 국무원의 구성원은 결코 젊지 않다. 대내외적 도전 속에서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려는 고민이 반영된 것이라고 SCMP는 해석했다.
○ 퇀파이, 국가지도부 구성 약진
이번 국가지도부 구성에서는 후 전 국가주석을 좌장으로 하는 퇀파이가 크게 약진했다. 퇀파이는 후 전 주석과 리 총리의 집권 기반으로 지난해 11월 열린 제18차 당대회에서는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계열에 밀려 중국 최고 권력의 심장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리 총리만이 진입했다.
우이(吳儀) 이후 두 번째로 여성 부총리가 된 류 부총리와 58세로 최연소자인 왕 부총리, 양징 국무위원, 장관 중에서는 감찰부장과 민정부장 등 6명이 퇀파이로 분류된다. 리 총리를 포함해 33명 중 10명이 퇀파이인 것이다. 장 전 주석과 시진핑 국가주석 쪽 인물은 장 부총리 등 6명 정도다. 국무원 소속은 아니지만 상무위원 승진에 고배를 마셨던 퇀파이의 선두주자 리위안차오(李源潮) 전 중앙조직부장도 국가부주석에 발탁됐다.
한편 장 전 주석과 후 전 주석 집권 시절 무려 18년간 외교정책의 기조를 마련하고 책사 역할을 해 왔던 왕후닝(王호寧) 정치국 위원은 25명의 중앙정치국 위원 가운데 유일하게 보직을 받지 못해 배경을 둘러싸고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