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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세계선수권 우승]한국어 애국가 울려퍼진 시상식

입력 | 2013-03-18 03:00:00

캐나다 합창단 감동 선사




캐나다 온타리오 주 런던 시 여성합창단이 17일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 시상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를 위해 한국어로 애국가를 합창하고 있다. 런던(캐나다)=연합뉴스

김연아가 안겨준 세 번째 선물은 애국가였다. 15일 쇼트프로그램에서 가뿐히 1위에 올랐을 때와 17일 프리스케이팅에서 완벽한 연기로 전율을 안겨줬을 때 준 기쁨과는 다른 선물이었다. 대회 개최지인 캐나다 온타리오 주 런던 시의 여성합창단이 한국어로 합창한 애국가는 감동의 선물이었다.

푸른 눈의 외국인이 부른 애국가는 강심장인 김연아의 마음도 흔들었다. 밴쿠버 올림픽을 포함해 수많은 대회의 시상대에 올랐지만 현지 외국인들이 한국어로 부르는 애국가를 듣는 것은 처음이었다. 대부분의 대회에서는 CD에 녹음된 애국가를 틀어줬다. 시상대 위에 오른 김연아의 눈이 잠시 글썽였다. 그 모습을 TV로 지켜보던 국내 팬들의 코끝도 찡해졌다. 김연아의 프로그램 곡인 ‘뱀파이어의 키스’와 ‘레미제라블’보다 캐나다 합창단이 노래한 애국가의 선율과 가사가 국내 팬들의 마음속에 긴 여운을 남겼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눈을 감고 들으면 캐나다인이 부르는지 모를 정도로 발음도 훌륭했다.

김연아는 “처음엔 음악이 나오는 줄 알았는데 전광판에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나와 깜짝 놀랐다. 외국인이 한국말로 노래하는 모습에 또 다른 감동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50여 명으로 구성된 캐나다 합창단은 이번 대회 시상식 무대를 위해 오디션을 거쳐 선발됐으며 대회 개막 2주 전부터 우승 후보국인 한국과 이탈리아, 일본 등의 국가를 연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캐나다 합창단의 애국가 합창은 이날 유튜브를 통해 급속하게 전파됐다. 한 일본 누리꾼은 시상식 직후 “오랜만에 한국 국가를 들었다. 김연아가 계속 선수 생활을 하는 한 외워버릴지도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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