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최대 음악축제 SXSW 美 오스틴서 개막
미국 텍사스 주에서 열린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 뮤직 페스티벌에서 열창하는 국카스텐. 다채로운 케이팝이 텍사스의 밤을 수놓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세계의 음악기자, 음반사 관계자, 홍보전문가가 모여들어 ‘넥스트 빅 싱(next big thing·차세대 스타)’을 발굴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운다. 존 메이어와 핸슨 같은 팝스타가 여기서 눈에 띄어 대형 음반사와 계약했고 영국의 M.I.A., 에이미 와인하우스는 훌륭한 공연으로 난공불락의 미국 팝시장에 진입했다. 17일까지 열리는 올해 행사에는 1만여 명의 음악관계자와 일반 음악팬까지 연인원 20만 명 이상이 이곳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뮤직페스티벌 첫날인 12일 오후 7시 반 도심의 공연장 엘리시움에서 ‘케이팝의 밤(K-pop Night Out)’ 행사가 열렸다. 철저한 사전심사를 거쳐 출연진을 결정하는 이 페스티벌에서 처음 열리는 공식 케이팝 쇼케이스(견본 공연). 더 긱스, 이승열, 국카스텐, 노브레인, 정차식, 갤럭시 익스프레스, f(x)가 출연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음악전문 웹진 ‘피치포크 미디어’의 필자인 매슈 솔라스키는 “인디록부터 클래식까지 다양한 음악을 리뷰하지만 f(x)의 무대는 꼭 보고 싶었다”면서 “라디오헤드만큼이나 지드래곤, 탑(이상 빅뱅 멤버), 달샤벳 같은 한국 가수를 좋아한다”고 했다. 일본 도쿄에서 온 저팬타임스의 기자 패트릭 세인트 마이클은 “케이팝과 제이팝 무대를 비교해보고 싶어 왔다”고 했다.
케이팝 팬덤은 인디음악 쪽으로도 외연을 넓히고 있었다. 오스틴의 세라믹 공예가 캐서린 십먼(23)과 학생 메리 비엘(23)은 “유튜브로 동방신기, 빅뱅을 접한 뒤 한국 인디밴드에까지 관심을 넓혔다. 케이팝 팬이 많은 이곳에서 비슷한 한국음악 행사를 따로 열어도 충분히 흥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메리칸케이팝팬스닷컴의 운영자 크리스틴 카펄(24)은 “빅뱅과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음악에는 공통적으로 단박에 그들임을 알아차릴 수 있는 독창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후 7시 반 첫 무대인 하드코어 록밴드 더 긱스의 공연부터 객석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11시 20분부터 관객 수가 공연장 한계 수용 인원을 넘어서면서 입장이 제한됐지만 장외에는 여전히 관람을 원하는 이들의 줄이 늘어섰다. 날을 넘겨 13일 오전 2시에 종료될 때까지 행사는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13일 오후에는 SXSW의 주요 공식 쇼케이스 중 하나인 ‘스핀 스테이지’에 한국 밴드 로다운30,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노 브레인, 더 긱스, 3호선 버터플라이,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선다. 미국의 유명 음악매체인 ‘스핀’이 케이록(K-rock)의 가능성을 내다본 것이다.
오스틴=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