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기다려 왕자와 결혼
영국 웨일스 출신의 모델 겸 배우였던 릴리언 메이 데이비스는 1943년 런던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해군 파견 복무 중이었던 스웨덴 베르틸 왕자를 처음 만났다. 푸른 눈의 미녀 릴리언과 사려 깊고 쾌활한 베르틸은 곧 서로에게 빠져들었다. 릴리언은 영국 육군에 징집된 남편과 1945년 이혼했다.
그러나 부왕(父王) 구스타프 6세는 “왕실 존립에 위협이 된다”며 왕자와 서민 이혼녀의 결혼을 허락하지 않았다. 베르틸의 형이 1947년 비행기사고로 사망한데다 두 동생은 이미 서민과 결혼해 왕위 계승이 불안했기 때문. 결국 두 사람은 조카 칼 16세가 장성해 왕위에 오르고 3년이 지난 뒤인 1976년에야 결혼에 골인했다. 백발의 신랑은 64세, 신부는 61세였다. 베르틸 왕자는 1997년 폐질환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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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