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태교통 수원 2013 행사
2013년 9월 한 달간 자동차 없는 마을이 되는 경기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화서문로의 현재 모습(위 사진)은 전깃줄과 간판 등으로 어지럽지만 새롭게 단장을 마치면 녹지와 쉼터가 어우러져 걷기 좋은 길로 변신한다. 수원시 제공
2200가구 4300여 명이 거주하는 경기 수원시 행궁동(0.34km²·약 10만 평)은 올해 9월 한 달 동안 자동차 없는 마을이 된다. ‘생태교통 수원 2013’이라는 이름으로 치러지는 이 행사는 수원시와 자치단체 국제환경협의회(ICLEI·75개국 1250개 도시 가입)가 공동 주최하고 유엔 해비탯이 후원한다.
화석연료가 고갈됐다고 가정한 뒤 친환경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생태교통의 해법을 연구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로 2011년 ICLEI 창원총회에서 처음 제안돼 수원시가 실행에 옮기게 됐다. 행궁동은 자동차 대신 ‘비동력 무탄소’ 교통수단으로 전환하기 위한 세계 최초의 시범마을이 된 것.
마을은 걷기에 편안하도록 변신한다. 마을 안 주요도로인 화서문로(540m)와 신풍로(410m)는 전선을 지중화하고 차도를 화강석으로 포장한다. 직선 구간을 원만한 곡선으로 만들고 녹지와 벤치, 그늘을 갖춘 쌈지공원 7곳을 조성한다. 화서문 옛길(화서문∼수원천)과 장안문 옛길(장안문∼신풍초교), 나혜석 옛길(나혜석 생가 주변) 등 화성 축성 당시부터 조성된 옛길 3개를 단장하고 안내판을 설치할 계획이다.
마을 바깥의 행궁광장에는 다인용 자전거를 비롯한 다양한 신개념 자전거와 전기자동차, 세그웨이(전동스쿠터) 등 150여 점을 선보이고, 마을 안길에서 체험도 할 수 있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보행 친화적 거리는 유지되며 화서문로, 신풍로 등 주요 도로는 일방통행으로 운영된다.
생태교통 주민추진단 도종호 단장(75)은 “이번 행사를 통해 마을이 새 단장되고 활기찬 곳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많은 주민들이 처음엔 불편해하겠지만 세계 처음으로 생태교통을 체험한다는 자부심으로 잘 극복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염태영 시장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조사 결과 행사 기간에 외국인 8400여 명을 포함해 총 65만 명이 다녀가고 경제파급효과 1519억 원, 고용파급효과가 1464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수원시가 미래 생태교통을 위한 선구적인 도시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