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금연교육 요령
흡연을 하는 아이에겐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금연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 겁주는 식으로 다그치기보다는 격려해주고 칭찬해주며 금연의 의지를 북돋워줘야 한다. 동아일보 DB
전문가들은 금연교육은 어릴 때부터 제대로 해야 하고, 흡연하는 아이에게 올바로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올겨울, 방학을 맞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금연교육을 실시한 한국금연운동협의회와 함께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아이 흡연 발견 시 꾸중보다는 대화를
청소년기의 특징은 성인과는 달리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친구들과 주변사람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자신만의 생각과 타인의 생각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또래들의 영향으로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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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사무총장은 “아이 이야기를 차근차근 들어주면서, 부모님은 의논 상대이며 자신이 기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교사의 경우 담배 피우는 학생을 발견했을 때 편견이 드러나는 말을 해선 안 된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에겐 “스트레스가 심한가 보구나. 어쩌다 이렇게 됐니?”라고 말하고 공부를 못하는 아이에겐 “또 이럴 줄 알았다. 한동안 왜 안 걸리나 했다”는 식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는 것.
청소년기는 성인에 대한 동경심과 반발심이 동시에 존재하는 시기다. 아이들에게 “너희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면 안 돼”라고 말해서는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담배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에게 나쁘며, 한 번 시작하면 끊기 어렵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담배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꼭 제대로 알려줘야 한다. 김 사무총장은 “담배 속에는 발암물질이 60여 가지나 들어있다는 점, 이전엔 이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 다수의 어른들이 담배를 피우게 됐다는 점, 지금은 담배가 나쁘다는 게 알려졌지만 중독성 때문에 많은 어른들이 못 끊고 있다는 점을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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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생에게 금연 교육을 할 때는 그 연령대의 눈높이에 맞게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체에 끼치는 해악을 설명할 때 폐암이나 뇌중풍(뇌졸중), 심장질환의 발생 위험보다는 집중력과 학습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강조하는 게 낫다.
담배를 피우면 성장호르몬이 덜 분비돼 키가 잘 안 자란다는 점도 말해주자. 피부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안색이 나빠지며 피부노화가 빨리 진행된다는 점도 알려주면 효과적이다.
어쩌다 한 번씩 담배를 피우는 아이들은 스스로를 흡연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담배는 1개비를 피우더라도 곧 다시 담배를 찾을 확률이 매우 높다. 최근 1개월 동안 1개비 이상 담배를 피웠다면 분명히 흡연자라는 점도 명확히 인식시켜 줘야 한다.
부모의 말을 잘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아이에 대해 섣불리 평가하고 판단해선 안 된다. 아이들은 상대방이 자신의 편이라는 생각이 들어야 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습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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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금연을 시작했다면 작은 일에도 칭찬을 해주자. 단점에 대한 지적은 가급적이면 한 번만 하는 게 좋다. 예전에 잘못했던 이야기를 끄집어내 반복적으로 다그쳐선 안 된다.
담배를 완전히 끊을 수 있을 때까지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려주면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 아이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도록 하자.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