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아내를 살해하고 사고사로 위장한 혐의를 받아온 미국의 전직 경찰에게 징역 38년형이 선고됐다. 그는 네 번째 부인 실종사건 용의 선상에도 올라있다.
23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여성 편력이 심한 백인 경찰관'으로 악명을 떨친 전 일리노이주 볼링브룩 경관 드류 피터슨(59)이 전날 최고 보안등급 시설인 일리노이주 스테이트빌 교도소에서 38년 수감생활을 본격 시작했다.
피터슨은 지난 2004년 세 번째 아내 캐슬린 사비오(당시 40세)를 살해한 혐의로 지난 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
광고 로드중
수년에 걸친 재판 과정에서 늘 여유만만한 표정으로 일관했던 피터슨은 최종 선고가 내려진 후 "나는 사비오를 죽이지 않았다"고 절규하며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선고 후 최후 진술에서 기소자 제임스 글래스고우 검사에게 "내 눈을 똑바로 보라"고 요구한 뒤 "오늘 당신이 한 일을 잊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글래스고우 검사는 피터슨의 언행을 "사이코패스의 특징"이라고 일축했다.
사비오는 2004년 3월 자택 욕조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사비오가 욕조에서 넘어지며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사건을 단순 사고사로 종결지었다.
광고 로드중
사비오의 사체를 무덤에서 꺼내 재부검을 실시한 결과 타살로 확인됐다.
스테이시는 피터슨으로부터 사비오를 죽였다는 말을 듣고 그 사실을 신부에게 고해한 후 실종됐다.
피터슨은 스테이시 실종사건 용의 선상에도 올라있다.
이번 사건은 소문 또는 전해들은 이야기에 해당하는 전문증거(¤聞¤據)가 법정 증거로 채택된 재판이라는 점에서도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광고 로드중
그러나 일리노이 주는 지난 2009년 피터슨 사건과 관련, 1급 살인 사건의 경우 피고 측이 피해자의 죽음과 관련한 증언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검찰이 입증할 경우 판사가 전문증거를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그 결과 사비오가 측근에게 "피터슨이 나를 죽이려 한다"고 말하거나 편지를 썼다는 증언, 피터슨의 네 번 째 부인 스테이시가 피터슨의 살인 혐의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증언 등이 법정 증거로 인정됐다.
변호인단은 "피터슨이 사비오를 살해했다는 물리적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법원이 전문증거만으로 중형을 내린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하며 항소 계획을 시사했다.
한편 일리노이 교정국은 피터슨이 1급 살인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최고 보안등급 교도소에 머물게 되겠지만 장기간 강력 형사계에서 일한 점 등을 고려, 동료 수감자들로부터 공격 대상이 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닷컴>
▶ [채널A 영상] 귀가 늦었다고…공무원 남편, 아내 토막 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