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제공 낙소스>
1784년 봄, 모차르트는 찌르레기 한 마리를 사왔습니다. 집에 돌아온 모차르트가 아내를 향해 “어때 콘스탄체, 새 소리 예쁘지, 하하핫”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 않습니까. 이 곡의 3악장 변주곡 주제에 이 찌르레기의 소리를 집어넣은 것입니다. 몇 개의 전타음(前打音·앞꾸밈음)이 선율을 귀엽게 장식하고 있는데, 그 소리가 ‘삐릿삐릿’ 하는 새소리처럼 들립니다.
모차르트가 아니더라도 동서고금을 통해 새소리는 숱한 음악가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여러 나라 언어에서 ‘새가 노래한다’는 표현은 흔하게 찾아볼 수 있지만 다른 동물, 예를 들어 들짐승이나 곤충이 노래한다는 표현은 찾기 힘들죠. 특히 서양의 목관악기 연주법은 새소리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베토벤의 교향곡 6번 ‘전원’ 2악장에도 새소리가 등장합니다. 플루트가 꾀꼬리를, 오보에가 메추라기를 묘사한 음형에 이어 클라리넷이 누구에게나 익숙한 뻐꾹뻐꾹 소리를 내죠. 여기서 뻐-꾹 사이는 장3도, 즉 ‘미-도’ 간격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음악가들에게 뻐꾸기 소리가 장3도로 들린 것은 아닙니다. 독일 민요 ‘뻐꾸기’에서는 솔-미, 즉 단3도 간격으로 묘사됩니다. 말러 교향곡 1번 1악장에서는 도-솔, 즉 완전4도 간격입니다. 제가 실제 뻐꾸기 소리를 찾아 들어봤더니 첫 음이 약간 미끄러지듯이 내려와 완전4도로도, 장3도로도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아참, 빼놓아선 안 될 곡이 있군요. 본윌리엄스의 ‘종달새의 비상’, 생각나시나요? 김연아 선수가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사용한 음악이라면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 classicgam.egloos.com/188735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