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 158억 적자… 4곳은 자본 완전잠식
지난해 저축은행 16곳 중 4곳이 자기자본을 모두 날리고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2곳 가운데 6곳도 자본잠식률이 70%를 넘어 올해 안으로 추가로 퇴출당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실적이 공시된 16개 저축은행 중 현대스위스, 신라, 영남, 서울 등 4곳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집계됐다.
자본잠식은 영업 등으로 벌어놓은 돈(잉여금)을 모두 까먹고 자본금까지 날리기 시작했을 때를 뜻하며 이마저 바닥나 부채로만 회사를 꾸려가는 상황을 완전자본잠식이라고 한다.
문제는 나머지 12곳 중에서도 6곳의 자본잠식률이 70% 이상이라는 점이다. 현대저축은행은 자본잠식률이 92.0%에 달해 완전잠식 직전에 놓였다. 이어 △해솔 82.5% △한울 79.3% △신민 77.7% △스마트 77.5% △골든브릿지 73.2% 등으로 자본잠식률이 70%를 웃돈다. 신민저축은행은 두 개 반기 연속으로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 14일 한국거래소에서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이 저축은행들의 지난해 하반기(7∼12월) 영업실적도 초라하기 그지없다. 16개 저축은행의 평균 하반기 순이익 규모는 2011년 같은 기간의 2억6000만 원 흑자에서 158억4000만 원 적자로 추락했다. 적자를 기록한 저축은행 수도 16곳 중 10곳에 이른다. 현대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 달 15일 대주주인 현대증권에서 1200억원 유상증자를 받아 자본잠식률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