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생태학습원 방향에서 바라본 판교테크노밸리. 안랩 솔리드 등 업체들의 연구소가 입주한 건물들이 보인다. 이곳의 주차난을 반영하듯 도로변을 따라 승용차들이 길게 주차돼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이곳은 판교신도시내 최첨단 기업연구소가 몰려있는 ‘판교테크노밸리’다. 66만 m²(20만 평) 터에 정보기술(IT) 생명기술(BT) 문화콘텐츠기술(CT) 분야 기업의 연구개발(R&D)센터가 모여 있다.
2009년부터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안랩, 코리아바이오파크, 삼성테크윈, SK C&C, 한글과컴퓨터 등 대기업과 중견 소프트웨어(SW)개발업체 등이 입주했다. 대표적인 국내 게임업체 대부분이 이곳에 둥지를 튼다. 넥슨은 이미 입주했고 엔씨소프트, NHN, 네오위즈도 곧 들어오기로 했다.
2015년 입주를 마치면 기업 300여 곳, 3만6000명이 근무하게 된다. 인력 규모와 질, 입주 업종의 성격 등을 볼 때 한국의 실리콘밸리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3일 점심시간 식당들이 몰려있는 H스퀘어의 식당가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대부분 인근 기업연구소의 신분증을 목에 건 사복 차림의 20, 30대였다. 커피전문점과 샌드위치 햄버거 등을 파는 가게도 북적이기는 마찬가지다. 퓨전일식집 주인 김모 씨(58)는 “이곳에서는 정장 차림의 중년 회사원을 보기 힘들다”며 “벤처기업이 밀집한 강남 테헤란로의 분위기와 비슷하다”고 전했다.
밤이 되면 풍속도가 바뀐다. 연구소가 대부분이어서 새벽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다. 하지만 식당가는 오후 9시가 넘어가면 조용하다. 이곳에는 처음부터 유흥주점 허가를 내주지 않기로 했다. 노래방도 몇 곳만 영업 중이다. 신분당선 판교역 주변의 알파돔시티는 5조 원 이상의 건설비가 들어가는 노른자위 상권으로 계획돼 있지만 아직 개발되지 않고 텅 비어있다.
게임업체 직원 정모 씨(36)는 “간단한 저녁은 이곳에서 먹지만 회식은 서울 강남이나 분당 야탑역 서현역 정자역 등으로 원정을 간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이 부족한 점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판교역과는 먼 곳은 걸어서 25분 이상 걸리고, 광역버스는 주로 강남이나 잠실 위주로 운행해 다른 지역에서 출퇴근하려면 여러 번 갈아타야 한다. 이 때문에 승용차를 갖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 주차난이 심각하다. 일부 도로에는 2, 3중 주차를 하기도 한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