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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통엔 유황천, 고혈압엔 탄산천

입력 | 2013-02-01 03:00:00

■ 전해질 성분 따른 온천수 효과




단순천인 경북 울진군 덕구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기는 시민들. 단순천은 전해질 성분이 적지만 일반 대중탕보다 피부트러블이 적은 것이 장점이다. 덕구스파월드 제공

대전 유성구 봉명동 ‘유성온천’에는 날개를 다친 학이 따뜻한 물이 솟아나는 옹달샘에 내려앉아 상처를 치료했다는 전설이 있다. 이는 온천수가 예로부터 치료 목적으로 쓰였다는 것을 알려주는 이야기다.

실제로 찬바람이 불면 많은 이들이 추위도 피하고 각종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온천으로 떠나곤 한다. 그런데 그저 추운 겨울, 따뜻한 물이 주는 ‘찜질 효과’를 착각하는 건 아닐까.

아니다. 최근 온천수가 실제 치료효과가 뛰어나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 ‘아토피’에도 효과 있다


국내법에는 온천을 ‘섭씨 25도 이상의 지하수’라고 규정한다. 따뜻하기만 하면 온천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온천수’는 철 마그네슘 칼륨 등 광물들이 이온상태(전해질)로 녹아 있어야 한다. 온천이 효과가 있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물속 다양한 전해질 덕분이다. 온천 속 전해질은 혈액 속 리피드(lipid)라는 지질과 합쳐져 막을 형성해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 혈액순환이 원활해진다는 말이다.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환자가 온천욕 후 상태가 호전되는 것도 전해질과 리피드가 합쳐져 생긴 막이 피부조직을 보호하기 때문이다. 결국 좋은 온천은 전해질이 풍부한 온천이다.

온천의 종류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효과도 다양하다. 예를 들어 탄산천은 고혈압 고지혈증 환자들에게 좋다. 탄산 성분이 모세혈관을 확장시키기 때문에 혈압이 내려가고 혈중 노폐물이 빨리 배출된다.

‘대한온천학회’는 지난해 11월 대전 유성구의 의뢰를 받아 온천수의 효과를 밝히는 연구를 진행한 결과 온천수가 아토피 피부염, 피부가려움증 증상을 완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 담당자인 서영준 충남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아토피 환자 30여 명과 대조군 15명을 비교해 한 달간 연구를 진행했다”며 “이 결과 온천을 이용한 온천욕이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증상 완화에 확실한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온천학회의 2010년 발표에 따르면 유황성분이 들어있어 썩은 달걀 냄새가 나는 유황온천은 관절염 통증을 완화시키고 부종 완화에 도움을 주는 한편으로 피부 탄력성 유지 및 살균작용도 있다. 탄산천은 고혈압과 콜레스테롤에, 식염천은 아토피나 피부질환을 치료하는 데 유리하다. 이 밖에 망간과 아연 성분이 든 온천은 신진대사 촉진을, 칼슘은 골격과 치아 형성 작용을, 철은 산소 운반을, 크롬은 인슐린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15분씩 탄산온천으로 목욕을 하면 고혈압 약 복용과 비슷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로 나타났다.

○ 일반온천도 건강에 도움

전문가들은 흔히 ‘단순천’이라고 불리는 일반 온천도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지적한다. 온천의 종류는 보통 주로 녹아 있는 전해질의 농도를 보고 판단한다. 흔히 ‘광천온천’이라고 불리는, 광물질이 녹아 있는 온천은 전해질 농도가 1L에 1000mg을 넘어야 한다. 이 밖에 유황은 0.1mg, 탄산가스는 250mg이 녹아 있어야 유황천, 탄산천으로 구분하는 식이다. 이보다 농도가 떨어지면 단순천으로 구분한다. 효과가 좀 떨어질 뿐 일반 수돗물보단 훨씬 전해질 성분이 많다는 것이다.

성분도 중요하지만 깨끗한 ‘온수’가 갖는 효과도 적지 않다. 온천의 따뜻한 물은 근골격계의 통증 완화 작용을 하고 자율신경을 안정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신진대사가 증가하고 혈관 확장 효과가 있다. 또 물에 몸을 담갔을 때 생기는 자연스러운 수압도 폐 기능 향상에 다소 도움을 준다. 이런 점만 생각하면 일반 대중탕도 효과가 비슷할 수 있다. 하지만 온천은 계속 샘솟는 따뜻한 온수를 무한정 쓸 수 있어 부작용이 적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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