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택수 한국학중앙연구원 문화경제학 교수
상상력과 창의성이 인간 고유의 잠재력이라는 것을 인식한 것은 불과 150년 전부터다. 미국의 국립과학원은 2003년에 발간한 ‘생산성을 넘어 창의성으로’에서 창의성의 원천을 과학, 기술, 경제 그리고 문화로 정리했다.
그동안의 경제발전은 과학의 창의성과 경제의 창의성이 서로 결합한 결과다. 그 시작은 서구 선진국들에서는 18세기 말의 산업혁명에서부터이고 한국의 경우는 1962년의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문화예술의 창의성은 선진국들에서나 우리나라에서 별로 활용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미국의 국립과학원은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예술로부터의 창의성을 각 산업에 활용하기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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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우리의 ‘창조경제’도 장기 경제정책으로 성공하기 위해 다음 사항을 필히 고려해야 한다. 첫째, 임기 5년간의 정책내용은 향후 20년 이후를 내다보고 초석을 다진다는 생각으로 수립돼야 한다. 개인의 창의성이 단기간에 증진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창의경제는 수십 년 후까지 정책적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둘째, 본 정책은 통합적 다학제 간 접근법(holistic multidisciplinary approach)으로 수립돼야 한다. 본 정책에는 개인의 창의성 증진 방안, 창의산업 육성 방안, 창의산업의 수출산업화 방안, 농업 제조업 등에 혁신을 제공하는 창의산업의 역할 방안, 필요한 재원의 조달 방안 등이 포함돼야 한다. 이를 위해 경제학, 과학, 문화 등의 이론이 통합적으로 활용돼야 한다. 그리고 개인의 끼와 소질을 조기에 발굴하도록 지원하는 교육 방향은 창의경제의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정책은 문화예술의 창의성을 중심에 놓아야 한다. 칸트는 예술가를 천재라 했고, 듀이는 예술작품이 예술가의 상상력의 결과이고 일반인에게는 상상력의 원천이라고 했다. 이러한 상상력과 창의성이 농어촌이나 대도시에 사는 모두에게 현재보다 더 나은 생활을 보장한다는 것이 ‘창조경제’의 출발점이 아닌가.
이상의 발전계획은 거대자본 중심이 아니라 개인과 중소형 기업에 친화적인 인간중심의 발전이 될 것이다. 50년 전의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현재 한국의 초석이 되었듯 ‘창조경제’가 올바르게 수립돼 20년 후의 일류선진 한국의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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