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지사가 이달 8일 방송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몰표를 준) 호남인들이 ‘멘붕’인데 어떻게 치유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감정에 휩쓸리거나 충동적인 생각 때문에 투표하는 행태를 보이면 (호남 지역 이외의) 전국과 다른 판단을 하게 된다”고 말한 것에 안 의원은 격분한 듯하다. 박 지사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누리꾼 ‘광주토박이’의 지적대로 ‘도민들의 민심을 먼저 헤아려야 하는 도지사이기에 배신감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아무리 그래도 폭력까지 용납할 순 없다. 같은 홈페이지에서 ‘호남인’은 “전라도 100% 생각이 같아야 한다면 민주주의를 포기해야 한다”고 개탄했다. ‘비(非)전라인’은 “박근혜는 괴한의 칼에 습격당하고 박준영은 종북에게 테러를 당하다”라고 적었다.
▷2011년 11월 22일 당시 민주노동당, 현재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인 김선동은 국회에서 헌정 사상 초유의 ‘최루탄 테러’를 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반대한다며 최루탄을 터뜨린 뒤 “이토 히로부미를 쏘는 안중근의 심정이었다”고 주장했다가 ‘안중근 의사 숭모회’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김 의원이 미리 보좌관들에게 “감옥에 갈지도 모른다”고 말했을 만큼 최루탄 투척은 민주주의를 유린한 명백한 범죄다. 그러나 국회에선 아무도 고발하지 않았다. 결국 시민단체 고발로 수사에 나선 검찰은 여덟 번 소환에 불응한 김 의원을 체포하지도 않고 불구속기소로 끝냈다. 이렇게 유야무야되고 나서 같은 당에 의해 다시 물세례 사태가 벌어졌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