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SNS대선 영향력과 문제점
“나도 한 표” 길게 늘어선 투표 행렬 제18대 대통령 선거일인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옥인동 종로보건소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길게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진보 진영이 전통적으로 SNS 활용에 강점을 보여 온 점을 감안하면 대선 기간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딱히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SNS에서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이다.
‘SNS 관심도’에서 박 당선인은 근소하게 앞섰다. 동아일보와 홍보업체 미디컴이 제작한 ‘대선 트위터 민심 상황판’에 따르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7일부터 19일 오후 6시까지 박 당선인이 언급된 트윗(트위터 글)은 178만2000여 건이었고, 문 후보는 163만1000여 건이었다.
SNS 사용자의 관점에서 보면 두 후보는 엎치락뒤치락했다. 19일 현재 박 당선인의 트위터 팔로어는 24만3000여 명으로 문 후보의 31만2000여 명보다 적었다. 트윗에서 거론된 횟수를 뜻하는 SNS 관심도 추이와는 달리 특정 후보의 SNS를 주의 깊게 지켜본 SNS 팔로어는 문 후보가 더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 당선인의 스마트폰 메신저인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아보는 사람은 49만6000여 명으로 문 후보(36만3000여 명)보다 많았다. ‘친구’ 관계를 맺은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특정 정보를 일방적으로 공급한다는 점에서 카카오톡 메시지는 트위터와 다르다.
하지만 막판으로 갈수록 SNS 선거가 상대방에 대한 네거티브 캠페인으로 흐른 점은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힌다. 특히 SNS 선거운동에 대한 별다른 법적 제재 수단이 없는 점을 악용해 ‘묻지 마 식 의혹’을 생산하고 실어 나르는 핵심 플랫폼으로 부상했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14일 검찰은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SNS에서 박 후보에 대한 불법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고발한 윤모 씨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고, 박 후보 측은 오히려 문 후보 측이 SNS를 통해 조작된 여론조사 결과 등을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 당선인이 TV토론에서 아이패드를 꺼내 커닝을 했다’ ‘새누리당 이름은 신천지라는 종교단체에서 비롯됐다’ ‘문 후보 딸이 호화 야외결혼식을 했다’ 등의 의혹은 대부분 SNS를 통해 확산됐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