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 12월에 해당하는 노래가 ‘월절변곡’입니다. 사랑스러운 부부가 불을 끄고 자리에 들어 밤새 꼭 껴안고 얼굴을 부비면서 잠을 잤습니다. 향긋한 숨소리라는 말에서 신혼의 정이 짐작됩니다. 아침에 일어난 아내는 제 화장이 어찌 다 신랑 얼굴에 묻었냐고 내숭을 떱니다. 신랑이 이 말을 듣고 한 번 더 안아주었겠지요.
11월을 노래한 시는 또 이렇습니다. “오늘 추위 몹시도 심하여라, 원앙 이불이 얇아 쌀쌀하기에, 밤새 낭군과 껴안고 자다가, 고개 돌려 낭군에게 말하네, ‘옆집에 사는 아낙네, 혼자 자면 얼마나 추울까?’(今日寒政苦 鴛衾薄不暖 竟夜交郞抱 回首向郞道 不知東家婦 獨宿寒何許)” 한겨울 추운 날씨에 비록 이불이 얇지만 함께 껴안고 있으니 훈훈합니다. 슬쩍 옆집의 홀로 된 아낙을 위해 근심하는 척 농을 건넵니다. 이안중은 이런 시를 즐겨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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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묵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