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DNA 전파” 그룹차원 조직혁신 예고
1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사장단 및 임원인사에 이은 조직개편을 통해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낸 무선사업부를 IM(IT모바일) 담당 사업 전체를 관장하는 컨트롤타워 역할로 격상시킬 계획이다.
무선사업부는 PC사업을 흡수해 스마트폰에 이어 노트북PC와 태블릿PC 사업을 주도하게 된다. 최근 PC와 스마트폰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두 사업부를 통합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게 표면적 이유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태블릿PC는 무선사업부와 IT솔루션사업부가 협업해 만들었지만 제품전략 수립은 무선사업부가 총괄해왔다. 이와 관련해 IT솔루션사업부의 수장(首長)인 남성우 부사장은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또 12일 조직개편에서 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의료기기사업 조직의 위상을 팀에서 부(部)로 높여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조수인 삼성디스플레이 OLED사업부장(사장)이 의료기기사업부장으로 이동하면서 의료기기사업을 관장하게 됐다.
삼성전자의 조직개편에 대해 그룹 안팎에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업조직은 규모와 관계없이 과감하게 폐지하고 세계 1위 성과를 낸 조직을 중심으로 다른 사업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혁신은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삼성그룹 전반에서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의 성공 경험을 다른 계열사로 확대하는 방안의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삼성전자 DMC(완제품) 경영지원실장이었던 윤주화 사장이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제일모직으로 이동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기업 경영 노하우를 윤 사장을 통해 제일모직에 이식하려는 의도다. 이 때문에 제일모직을 시작으로 삼성그룹 전체에 대대적인 조직 혁신이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진욱·김용석 기자 cool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