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죽을 먹어본 지가 한참 된 것으로 보아 요즘엔 콩죽이 꽤나 귀한가 봅니다만 예전에 콩죽은 가난한 사람의 음식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청빈한 학자가 숭상하였습니다. 공자가 ‘콩죽을 먹고 물을 마시더라도 부모를 기쁘게 해 드리는 일을 극진히 행한다면 그것이 바로 효’라고 한 데서 철숙음수(철菽飮水)라는 고사성어가 나왔습니다. 조선의 큰 학자 송시열(宋時烈)이 ‘콩죽에 온돌방이면 책 보기에 충분하다(豆粥溫突, 足可觀書)’고 한 것도 청빈한 학자의 삶을 말한 것입니다.
여유가 있다면 따라해 보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조선 후기의 위항인 박윤묵(朴允默)이 ‘상강(霜降)에 날이 매우 추워 콩죽과 막걸리를 가지고서 집안 식구들과 취하도록 마시고 배부르도록 먹었다. 또 이웃의 여러 사람에게 나주어 주었다. 마음이 매우 흡족하여 추운 날씨가 힘든 줄도 몰랐다. 마침내 이 시를 지어 기록한다’라는 제목의 시를 지은 바 있습니다. 제 식구뿐 아니라 이웃까지 배부르고 따뜻하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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