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애플-삼성 특허소송 1심 최종심
6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 연방법원 북부지원에서 오후 1시 반부터 4시간 가까이 열린 1심 최종심 법정. 루시 고 판사는 이날 심리 과정에서 “배심원단이 삼성전자에 물릴 배상금 산정이 관련법에 비춰 일부 잘못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삼성 측 캐서린 설리번 변호사(전 스탠퍼드대 로스쿨 학장)는 배심원단의 계산 오류와 배상액 산정 기간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했다. 그는 “11개 특허침해와 관련된 배상액 산정이 6억 달러에서 1700만 달러로 줄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다른 제품의 배상액 오류까지 합쳐 배심원단이 계산한 10억5000만 달러(1조2000억 원) 가운데 거의 9억 달러 정도의 배상금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애플이 삼성과 특허협상을 처음 시작한 2010년 8월 4일부터 배상액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삼성은 소송이 시작돼 특허 침해를 처음 인지한 2011년 4월을 기점으로 잡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루시 고 판사도 배상액 산정 기간에 대해서는 삼성 측 주장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루시 고 판사는 삼성 측에 “현재 판매상들이 갖고 있는 갤럭시S2가 모두 몇 대냐”고 두 차례 물었고 삼성은 7만7000대라고 답했다. 루시 고 판사는 막판까지 판금 조치에 대해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고 판사는 심리 후반부에 피곤한 듯 처음으로 안경을 쓴 채 양측을 물끄러미 지켜봤다. 이어 뜬금없는 단어를 꺼냈다.
“이제 ‘세계 평화’를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방청객에서 웃음소리가 나오자 “이건 농담이 아니다. 진지하게 말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여기서 고 판사가 말한 ‘세계 평화’는 삼성과 애플의 합의. 재판을 통한 결론보다 양측의 절충에 따른 합의가 더 나을 거라는 것을 에둘러 얘기한 것. 고 판사는 “이것(세계 평화 즉 양사의 절충과 합의)이 소비자 산업계는 물론 양측에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럴드 매켈히니 애플 변호사는 즉각 “우리는 변한 게 없다. 엄정한 법 집행이 이뤄지길 원한다”고 합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반면 찰스 버호번 삼성 측 대표변호사는 “우리는 기꺼이 합의할 의사가 있으며 공은 저쪽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주가는 7일 또다시 최고가를 경신하며 주당 150만 원선 돌파를 눈앞에 뒀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79%(2만6000원) 오른 주당 147만6000원에 거래를 마쳐 종전 최고가였던 5일 145만5000원(종가 기준)을 넘어섰다.
새너제이=박현진 특파원·문병기 기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