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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 뒤 정치]‘朴지지’ 밝힌 남자들… 동지로 적으로 얽히고설킨 정치인연

입력 | 2012-12-06 03:00:00

朴과의 애증 따라 지지 강도는 제각각




김영삼 김종필 이회창 이인제 이재오 박세일 한화갑….

이들의 공통점은 이번 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지지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힌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이들의 정치적 관계는 서로 복잡하게 뒤얽혀 있다. 역대 대선에서 때론 동지로 손을 잡았지만 때론 적으로 총을 겨눴다. 박 후보와도 각각 애증의 개인적 인연을 갖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한데 뭉친 적이 없는 이들이 보수정권 재창출이라는 대의 아래 박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점은 이번 대선의 주요 특징 중 하나다. 이른바 ‘보수대연합’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진영이 동교동계 분화 등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박 후보와의 개인적 관계 등에 따라 지지 강도는 조금씩 다르다.

지역 유세를 포함해 박 후보 지지활동에 가장 적극적인 건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와 이인제 전 선진통일당 대표다. 두 사람은 이번 대선에서 승부처인 충청 지역의 민심을 잡기 위해 박 후보 측이 가장 공을 들인 보수진영 인사다. 박 후보는 이들을 직접 만나 도움을 요청했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이회창 전 대표는 부산과 충청 지역을 합쳐 5% 정도의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도 박 후보 지지의 뜻을 갖고 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은 아직 공개 석상에서 직접 지지 의사를 밝힌 적은 없다. 차남인 김현철 전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장이 “박 후보가 이틀 전 직접 상도동(자택)으로 지지를 호소하는 전화를 했다. 아버지가 공식적으로 지지를 표명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한 정도다.

박 후보의 사촌 형부인 김 전 총재도 박 후보의 전화를 받고 지지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 사람의 회동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 후보가 자택 방문 의사를 전했으나 김 전 총재가 “굳이 올 필요가 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는 설과 박 후보가 “전화하면 되지 직접 찾아갈 필요까지 있느냐”고 해 김 전 총재가 서운한 감정을 갖고 있다는 설이 교차한다. 김 전 총재는 박 후보의 원로 자문역할을 하고 있는 김용환 전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아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재오 의원은 2일 측근인 김해진 전 특임차관을 통해 지지 의사를 밝혔으나 “박 후보는 천상에서 지상으로 내려와야 한다”고 지적하고, 민주당의 공약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법안을 발의하는 등 엇박자를 내고 있다. 당 지도부와 친이계 의원들도 이 의원 설득에 지친 상태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5일 “박 후보를 지지하는 길이 시대가 잘못되는 것을 막고 나라를 구하는 애국의 길이며 선진화와 통일로 나가는 역사의 대의에 맞는 길”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 후보의 영입으로 2004년 총선 당시 한나라당의 비례대표 공천을 주도하고 정책위의장까지 맡았다가 행정도시법 통과에 반발하며 박 후보와 결별했었다. 8년 만의 복귀인 셈이다.

김옥두, 한화갑에 이별 서신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DJ) 가신그룹 동교동계인 김옥두 전 의원이 박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에게 이별을 알리는 공개 서신을 보냈다. 김 전 의원은 “친구, 이러면 안 되지 않는가? 나중에 우리가 저세상에서 무슨 낯으로 대통령님을 뵙겠는가”라며 “권노갑 형님과 나는 죽어서도 대통령님 곁에 가서 영원토록 모시겠네. 정녕 발길을 돌릴 수 없다면 더이상 대통령님을 거론하지는 말아주게. 그게 최소한의 예의”라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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