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마스 휴전 도왔지만 ‘파라오 헌법’은 못마땅이집트 전역 격렬 시위 사법부도 사흘째 파업
발단은 무르시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합의가 나온 다음 날인 22일 내놓은 새 헌법 선언문. ‘사법기관의 의회해산권을 제한하는 것을 비롯해 대통령 법령과 선언문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고, 혁명을 위해서는 어떤 조치도 내릴 수 있다’는 것이 문제의 내용이다. 대통령의 권한을 독재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미국의 민주주의 이상과도 맞지 않는다. 미국은 “이집트 내부 문제로 이집트인만이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대화를 통해 풀 수 있다”는 기본 입장만 내놓았다.
이런 가운데 27일 알렉산드리아 수에즈 미냐 등 전국 27개 주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타흐리르 광장에 운집한 시위대는 ‘아랍의 봄’ 때 사용한 구호인 “우리는 정권의 붕괴를 원한다” “에르할(퇴진)”을 외쳤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행진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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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다음 달 2일 헌법재판소가 ‘새 헌법을 만들고 있는 의회를 해산할 수 있을지’에 관해 판결을 내릴 예정이어서 또 하나의 불씨가 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의회를 해산할 수 있다고 판결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양섭 선임기자 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