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와 한국의 美-점·선·면의 울림’전
김환기의 작품과 조각보를 연계한 전시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환기미술관,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자수박물관이 공동 참여한 이 전시는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회화 가구 공예의 우뚝한 기량을 따로 또 같이 비교 감상하는 재미가 그것이다. 전시에선 목가구와 백자 같은 한국적 소재를 담은 초기작, 면과 선을 응용한 뉴욕시대의 화면 실험 작품, 캔버스 가득 무수한 색점을 찍은 말년 작업까지 김환기 미술의 조형적 뿌리가 전통문화에 닿아있음을 깨닫게 한다.
흑백 톤 회화와 서안 책장 편지꽂이 등 조선시대 선비의 안목을 담은 목가구가 어우러진 담백한 공간에선 선(線)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눈부신 원색의 대작과 규방문화의 산물인 조각보의 세련된 추상색면을 나란히 보여준 전시실에선 면(面)에 대한 미감을 드러낸다. 전통미가 어떻게 현대미술에 스며들었는지 보여주는 학구적 관점을 견지하면서도 보는 즐거움까지 아우른 전시란 점에서 돋보인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