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측이 4일 지상파 TV 토론과 대담이 잇달아 무산된 원인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문, 안 후보 측이 박 후보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합동공세를 펼치자 박 후보 측은 “사실관계를 왜곡한 정치공세”라며 맞섰다.
문, 안 후보 측은 “KBS가 13∼15일 사흘 동안 매일 후보 한 명씩 참석하는 순차토론회를 기획했지만 박 후보의 불참 통보 탓에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 측은 브리핑에서 “문 후보는 양자 토론, 3자 토론, 개별 초청 토론 등 어떤 형식에도 구애 받지 않고 당당하게 검증을 받겠다”면서 “세 후보 중 한 분이 여러 가지 형식과 납득할 수 없는 조건을 걸어 이를 무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TV 토론 무산이 박 후보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MBC와 SBS도 세 후보 초청 토론이나 대담을 준비했다가 박 후보 측의 불참을 이유로 유보했다고 문 후보 측은 전했다.
안 후보 측 정연순 대변인은 “3자 토론도 아닌 자신의 입장과 국정 방향을 밝히는 순차토론까지 거부하는 박 후보는 과연 국정을 이끌어갈 자질이 있는지 대답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당초 추첨을 통해 13∼15일 중 세 후보의 출연 일자를 정할 계획이었던 KBS 선거방송기획단은 “2일까지 후보 측에 토론 승낙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지만,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보내왔으나 박 후보는 보내지 않았다”며 “박 후보 측이 15일이나 이후의 스케줄을 달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KBS는 한 명의 후보라도 참여하지 않으면 토론회를 진행할 수 없다는 태도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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