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바람 여자 삼다도, 제주의 속살 담아
26점을 전시하는 사진전 주제는 ‘생명과 신화의 섬, 삼다도’. 제주의 내면을 앵글에 담으려고 애썼다. 관찰자의 시각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의 시각이다. 투박한 질감의 현무암으로 빚어 낸 돌하르방,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돌담, 단순하지만 소박한 멋이 일품인 동자석 등 섬사람이 빚어 낸 돌 문화를 담았다. 바람을 소재로 한 작품은 언뜻 ‘바람을 잡은 작가’로 유명한 김영갑(1957∼2005년)을 떠올리게 한다. 오름(작은 화산체)과 들판에 휘몰아치는 바람, 바람에 순응할 수밖에 없었던 초가, 바람으로 성난 모습을 지은 바다 등 바람이 주는 풍경이 사진에 녹아 들었다. 해녀는 제주 여성의 상징으로 고단한 일상에 담겨진 강인한 생활력이 카메라에 잡힌 주름진 얼굴에서 드러난다.
권 씨는 “단순한 풍광이 아니라 문화적 관점에서 가장 제주다운 전통과 역사의 실체에 접근하고자 했다”며 “제주를 ‘제2의 고향’으로 여기고 살다가 지금은 어머니 품처럼 따뜻한 ‘심신의 고향’이 됐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