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공식일정 안 잡아… 11월 ASEM 참석계획도 취소
이명박 대통령은 아들 시형 씨가 내곡동 사저 터 특검에 소환된 25일 아무런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다. “임기 마지막 날까지 일하겠다”던 이 대통령으로선 이례적이다.
청와대는 “여러 비공식 일정이 잡혀 있다”고 밝혔지만 그만큼 아들을 특검에 보내는 아버지의 노심초사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많다. 이 대통령이 다음 달 라오스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 계획을 이날 돌연 취소한 것도 이런 심경과 무관치는 않아 보인다. 청와대 참모들은 예정대로 참석을 강권했지만 이 대통령은 “(임기 말이고 해서) 내가 갈 곳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1남 3녀를 둔 이 대통령은 종종 주변에 늦둥이인 시형 씨에 대해 애틋하면서도 복잡한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모는 “대통령 부부는 시형 씨가 미국 줄리아드음악원과 이화여대 미대 등을 졸업한 누나들에 비해 다소 주눅 들어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광고 로드중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특검 수사는 부동산 매매라는 ‘개인 영역’에 관한 것인 만큼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논평할 대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