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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댁 장윤정 기자의 도전! 인테리어]내집 ‘콘셉트’ 잡기, 과거엔 남 따라… 요즘은 취향 따라

입력 | 2012-10-26 03:00:00


18일 장윤정 기자가 신선주 실장(왼쪽)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코헨매장에서 원목가구를 둘러보는 모습. 같은 원목이라도 밝기, 색상의 미묘한 차이가 있으므로 사진만 볼 게 아니라 발품을 팔며 실제로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 6월 결혼을 앞두고 처음 신혼집이 될 아파트를 찾았던 날 아주 심란했습니다. 지금은 남편이 된 남자친구는 제 속도 모르고 ‘이곳이 우리의 보금자리’라며 마냥 들뜬 표정을 지었지요. 신혼집은 1991년에 준공된 낡은 아파트였습니다. 막상 손을 대자니 인테리어 지식도 부족하고 예산도 문제였지요. 그동안 꿈꿨던 ‘스위트 홈’이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마 저처럼 집을 가꾸고 싶지만 막막한 독자들이 많을 듯합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발품을 팔아 인테리어를 배우기로 했습니다. 저와 함께 공부를 시작하시지요. 》

모던 vs 원목 화이트 톤의 모던한 스타일의 인테리어로 꾸며진 신혼집(위)과 원목가구로 따뜻함을 살린 신혼집(아래). 전문가들은 집을 꾸미기에 앞서 자신의 취향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히틀러스플랜잇 제공

세련된 침실가구와 식탁, 푹신한 소파를 들여놨는데도 뭔가 산만해 보이는 집을 한 번쯤은 다들 보셨을 텐데요. ‘통일성’이 문제더라고요. 하나하나 뜯어보면 괜찮은 가구들인데 따로 노는 거지요. 인테리어를 좀 안다는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인테리어에 앞서 일단 집의 전체적인 ‘콘셉트’부터 잡으라고 하더군요.

인터넷을 뒤져봤습니다.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에서부터 모던한 스타일, 공주풍의 프로방스 스타일까지 정보가 넘치더군요. 머릿속 이상향에 가까운 사진들을 저장하기 시작했더니 어느새 ‘내 문서’ 속 사진이 100여 장. 이러다간 끝도 없겠습니다.

결국 수소문한 끝에 전문가를 만났습니다. 인테리어업체 ‘히틀러스 플랜잇’의 신선주 실장. 초보 주부의 기 살려 주기였을까요. 사진 스크랩은 좋은 방법이었다고 칭찬받았습니다. 자신이 끌리는 집의 사진들을 쭉 저장하다 보면 한 가지의 일관된 ‘코드’가 나올 수 있다고 합니다. 유행은 의식하지 말라고 충고도 했어요. 과거에는 뚜렷한 트렌드가 있었는데 요즘 소비자들은 자신의 취향에 따라 콘셉트를 설정한답니다.

라이프스타일도 고려해야 한답니다. 집에서도 업무를 보는지, 시부모님을 모실 수도 있는지, 아이는 언제 가질 것인지도 생각해야 한다는 거죠. 회사 업무를 집에 가져오곤 한다면 작업할 만한 조용한 공간 하나쯤은 마련해야 하겠죠. 시부모님과 몇 년 뒤 살림을 합칠 계획이라면 시부모님 댁 가구 스타일과 신혼집 가구 스타일이 180도 달라선 안 되겠지요. 결혼 뒤 바로 아이를 가질 계획이라면 방 하나는 언제든 ‘아이 방’으로 변신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확보해 놓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확실히 사진만 볼 때는 ‘예쁜 것’에만 마음이 끌렸는데 제 라이프스타일을 생각하니 집의 기능적인 측면도 다시 생각하게 되더군요. 전체적으로 원목가구로 따뜻한 느낌을 살리고, 집에서 요리하는 시간보다 기사를 고민하는 시간이 많으니 주방을 작은 서재처럼 꾸미기로요.

대략적인 밑그림을 머릿속에 그린 뒤 실물을 확인하러 나섰습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코헨가구 매장부터 찾았어요. 제가 그리던 깔끔한 원목가구를 만날 수 있었지만 확실히 사진으로만 보던 때와 느낌이 달랐습니다. 주말에는 남편과 함께 서울 송파구 삼전동에 있는 대형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를 찾았습니다. 개성은 떨어지지만 대형매장에 말끔하게 정리돼 있으니 주방, 침실 등 우리 집의 다양한 공간을 구상해 보기에는 나쁘지 않더군요. 전문가들은 아파트 본보기집을 방문해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맞다, 가장 중요한 것을 잊을 뻔했네요. 예산은 꼭 세워둬야 합니다. 주머니 속 돈은 한정돼 있으니 주방, 거실, 침실 등의 공간 중에서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곳이 어디인지 공간의 ‘우선순위’도 매겨 보세요.

● 다음회는 ‘벽 꾸미기’

전체적인 내 집의 콘셉트를 잡았다면 뒤이어 고민되는 부분이 벽지인데요. 합지부터 실크벽지, 친환경 페인트까지. 선택항이 늘어나면서 각각의 장점은 무엇인지 더 헷갈리는데요. 다음회에서는 집안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벽을 어떻게 꾸며 볼지 알아보겠습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