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지봉유설, 동국여지승람 등에는 ‘봉래산, 방장산, 영주산의 삼신산(三神山)에는 불로초가 나서 그것을 먹으면 영생 불사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한라산을 뜻하는 영주산이라는 명칭은 지금 쓰이지 않고 있다.
제주에서 발견된 미기록 식물에 ‘영주’란 이름이 붙으면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한국식물분류학회지 9월호에 실린 국내 미기록 식물 가운데 제주에서 발견된 ‘영주제비란’, ‘영주갈고리’가 눈길을 끌었다. 국내 기록종으로 새로 등록되면서 식물 종이 추가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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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갈고리는 콩과 식물로 서귀포시 돈내코 일대에 자생한다. 숲 속에서 자라며 상록성이다. 겨울이면 낙엽이 지는 ‘도둑놈의 갈고리’ 등 비슷한 종과 다르다. 꼬투리가 유사 종에서 2개 달리는 반면 영주갈고리는 3개 달리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한국식물분류학회지 지난해 9월호에는 국내 미기록종인 ‘영주풀’(사진)이 보고됐다.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일대에서 발견된 영주풀은 썩은 나뭇잎들 사이로 나오는 부생식물로 엷은 자주색을 띤다. 일본과 대만 등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서 분포하며 일본에서는 절멸위기종이다. 제주야생식물연구가인 김명준 씨는 “기후변화가 요인이지만 국내 아마추어 식물전문가 등이 늘어나면서 미기록종 발견에 기여를 하고 있다”며 “한라산의 옛 이름에서 따온 ‘영주’가 제주 자생식물 이름으로 붙여지면서 새롭게 생명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