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포스터는 코미디 영화답게 ‘마누라 제거’를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까지 덤으로 소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같이 월북한 뒤 남편은 간첩교육을 받아 남한에 와서 자수한다.” “함께 아프리카 여행을 가서 밀림 속에 떼놓고 온다.” “어마어마한 가격의 다이아몬드를 선물해 쇼크사 시킨다.” 영화에선 마누라를 죽이려던 남편이 되레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는 해피 엔딩으로 끝나지만 같은 상황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그 끝은 비극적 결말로 끝날 수밖에 없다.
▷돈 잘 버는 아내의 회사를 뺏기 위해 남편이 심부름센터에 돈을 주고 살인 의뢰를 한 사건이 들통 났다. 남편이 운영하던 자동차 렌트 업체를 넘겨받아 야무지게 운영했던 아내는 다달이 2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한데 부부 사이가 벌어지면서 알토란 같은 사업체를 키워낸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자 남편은 회사를 차지할 생각에 청부 살해를 주문한 것이다. 그가 지불한 살인의 대가는 1억9000만 원. 아내가 죽은 뒤 살인범에게 아내 명의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고 체크카드를 사용하게 했다. 현실의 시나리오가 어설픈 영화보다 더 치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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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