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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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뒷줄 일어서. 야구하고 싶은 사람 손 들어.”
단순히, 키가 커서 야구를 시작했습니다. 뭘 강요하신 적도 없지만 부모님 말씀을 크게 거역해본 적 없던 저였는데, 이때만큼은 야구가 하고 싶어 많이 우겼던 것 같습니다. 사실 운동신경이 타고난 편은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축구나 탁구 등 다른 운동을 해보면 못 하지는 않지만 잘 하는 것도 아닌 중간입니다. 중학교 2학년 때까지는 왜 운동을 해야 하는지 모른 채 하루하루 물 흘러가듯 공을 던졌습니다. 솔직히 야구의 재미도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제게 ‘프로의식’을 심어주신 분이 지금은 군산에서 소프트볼팀을 이끌고 계신 박노식 감독님(당시 군산남중 야구부 코치)입니다. 그때 코치님이 “나처럼 코치하려고 운동하지 마라. 부모님께 효도하고 집에 보탬이 되려면 프로선수가 돼야 한다”고 귀에 못이 박히게 말씀하셨고, 저에게도 ‘프로선수’라는 꿈이 생겼습니다. 2006년 삼성에 입단했을 때,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입단 후 아파서, 또 못 해서 2군에 머물렀지만 야구공을 놓은 적은 없었습니다. 다행입니다. 기회를 얻은 최근 3∼4년이 제 야구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거든요. 올해 절 굳게 믿어주셨던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실망만 안겨드렸는데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다시 밟게 해주고 역할까지 맡겨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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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아껴주시는 분들을 위해, 그저 “아프지 않으면 됐다”는 부모님을 위해 마운드 위에서 공을 힘차게 던질 겁니다. 저답게! 삼성 차우찬답게요!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