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요리 빼곤 잘할 자신… 조미료가 있으니까”
이영돈 PD는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을 “이기지 못하면 미쳐버리는 냉철한 승부사”로 소개하면서도 “방송 중에 피식 웃는 내 ‘썩소’가 매력적이라는 사람도 많더라”며 웃었다. 채널A 제공
―먹거리 X파일을 보면 사먹을 음식이 없다. 단골 맛집은 있나.
“여의도에 있는 ‘ㄷ’ 생선구이 집이 있다. 구울 때 조미료는 안 넣고 소주를 뿌리는데 맛이 좋다. 개인적으로 마른 멸치에 고추장 찍어 먹는 것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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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잘하는지 궁금하다.
“라면 끓이는 거밖에 없다. 그런데 요리 만들라고 하면 잘할 것 같다. 조미료가 있기 때문이다. 조미료가 있으면 사람들이 맛있다고 생각하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 식당에서 맛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착한 식당은 완전히 반대의 맛이다.”
부산 출신인 이 PD는 1981년 KBS에 입사한 뒤 1991년 SBS 개국에 참여했다가 1995년 KBS로 복귀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1993년), ‘생로병사의 비밀’(1997년), ‘마음’(2006년) 등 화제작들을 연출했다. “항상 성공만 해온 것 같다”고 묻자 “‘박중훈 쇼’(2009년·KBS)가 실패라면 실패”라며 웃음을 지었다.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을 하게 된 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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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눌한 말투 탓에 달변보다 더 진솔해 보인다. 의도적인가.
“조미료 냉면, 병든 돼지바비큐를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난 ‘날것’ 그대로 보여준다. 원래 부산 사투리가 있고 말투가 유려하지 않다. 어색하면 어색한 대로, 보여주는 편이다.”
―계속 ‘신뢰’를 강조하지만 소송을 자주 당했다.
“PD 중에 가장 많이 중재재판에 간 거 같다(웃음). 하지만 재판에 가서는 대부분 승소했다. 기업을 죽이기 위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아니다. 당장은 해당 기업이 어려워도 장기적으로는 더 발전할 수 있다. 나 역시 방송할 때 더 꼼꼼히 취재하고 겸손하려 노력한다. 그러다 보면 스스로 너무 위축되기도 한다. 심리적 위축 때문에 주기적으로 큰 슬럼프를 겪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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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은 쉬고 다큐멘터리를 하며 좀 쉬어간다. ‘마음’이 그렇다. 또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무조건 많이 본다. 아무리 졸려도 잘 때까지는 TV를 켜놓고 채널을 계속 돌린다.”
그는 “매일 오전 8시 반에 출근해 오전 2, 3시에 퇴근한다. 30분 단위로 스케줄이 잡혀 있다”며 “가족들 이야기하면 가슴이 아프다. 거의 빵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내와 두 아들을 두고 있다.
―방송 제작 31년차다.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나.
“말하지 않겠다(아이디어를 공개하기 싫다는 의미). 사람들이 깜짝 놀랄 프로그램을 만들 거다. 최종적으로는 실제 일어나는 일 같은 ‘리얼리티 픽션’류의 영화를 제작하고 싶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