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러시아 우수리스크 레르몬토프 거리 공원에서 산운 장도빈 선생의 발해 유적 발견 100주년 기념비 제막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김희태 박사, 정석배 한국전통문화대 교수, 송기호 서울대 교수, 산운 선생의 아들인 장치혁 고려학술문화재단 회장, 한규철 경성대 교수, 정영호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장. 우수리스크=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일제강점기 연해주로 망명해 항일운동을 했던 산운은 일제가 왜곡한 고대사를 바로잡기 위해 고구려·발해사 연구에 앞장섰다. 그가 발해 절터 초석을 발견한 지 100주년을 맞아 초석이 있는 우수리스크 레르몬토프 거리 공원에서 15일 기념비 제막식이 열렸다. 산운의 아들인 장치혁 고려학술문화재단 회장(80·전 고합그룹 회장)이 러시아 정부와 우수리스크 시, 러시아 연방극동대의 협조를 얻어 세운 비다. 장 회장은 “연해주에서 첫 국가였던 발해의 역사와 문화가 잘 보존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제막식에는 이양구 주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 올가 미하일로바 우수리스크 시 부시장, 알렉산드르 크루…코 연방극동대 발해연구소장, 정영호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15, 16일에는 블라디보스토크의 연방극동대 한국학대학에서 이 대학과 고려학술문화재단 공동 주최로 국제학술회의가 열렸다. ‘발해사 연구의 새로운 것’을 주제로 열린 학술회의에서는 송기호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한규철 경성대 사학과 교수, 정석배 한국전통문화대 문화유적학과 교수, 김희태 박사 등 한국 학자 4명과 러시아 학자 12명이 논문을 발표했다. 북한 김일성종합대 학자 6명도 논문을 제출했다.
중국은 발해가 고구려를 계승한 자주국이 아니며 건국세력과 주민 모두 말갈인이었다고 주장한다. 한규철 교수는 “고구려 시대 미미했던 말갈이 갑자기 다수의 주민으로 활약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발해가 고구려를 계승했음을 강조했다. 한 교수는 “말갈은 특정 종족의 칭호가 아니라 중국이 고구려 백제 신라 등의 주민을 낮춰 부른 말임이 ‘삼국사기’를 통해 입증된다”고 설명했다.
우수리스크·블라디보스토크=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