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가양동 공진중학교에서는 방치됐던 학내 공간을 밝은 색깔로 페인칠해 정리하고 벽에 암벽 등반시설을 설치했다.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한편 운동하며 스트레스도 해소하는 장점이 있다. 자료: 서울시
디자인이 과연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강력 범죄를 줄일 수 있을까. 서울시가 17일 발표한 ‘범죄예방디자인(CPTED·셉테드)’은 그런 면에서 눈길을 끈다. 범죄예방디자인은 디자인을 통해 범죄 심리를 위축시켜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을 말한다. 적용 방식은 다르지만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시가 대표적인 예다.
크라이스트처치 시는 공원에서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공원에 심어진 모든 나무에 대해 지면에서 약 2m 높이까지 가지치기를 했다. 나무 뒤에 숨어서 저지르는 범죄를 예방할 뿐만 아니라 사방이 훤히 보여 범죄 예방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서는 은평구 은평뉴타운이 아파트 놀이터를 단지 중앙에 개방형으로 조성해 주민들이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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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방문한 염리동은 가파른 계단이 이어지는 고지대에 골목이 좁고 복잡한 특성을 갖고 있다. 경찰청이 지정한 161개 서민보호치안강화구역 중에서도 대책이 시급하다고 판단된 곳이다.
마포구 염리동에서는 산책로인 ‘소금길’을 조성하고 곳곳에 노란색 대문을 한 ‘소금길지킴이집’을 지정해 범죄에 대비하고 있다. 왕래가 적은 골목길에는 운동기구와 벽화 등을 그려 사람들이 자주 다니도록 유도했다. 자료: 서울시
공진중학교 인근은 영구임대아파트 4409가구가 사는 지역. 학교 주변 사각지대에 설치된 모든 동영상 카메라는 실시간으로 거리 상황을 학교 로비와 교무실 등으로 전송한다. 학교 주변에는 학생들이 운동할 수 있도록 샌드백과 암벽등반 시설 등을 설치했다. 학교 안이라고 해도 인적이 드문 장소는 학교폭력이나 범죄가 발생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또 디자이너들의 재능기부로 칠이 벗겨진 벽과 담장을 예술적으로 바꾸고 벽화도 그려 넣었다. 시는 내년 상반기 시범지역의 범죄 예방 효과를 측정한 뒤 효과가 있으면 추가로 대상 지역을 넓힐 계획이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