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래드재단 낸시 콘래드 회장 ‘혁신 교육’ 강조
콘래드재단의 낸시 콘래드 회장은 “우주비행사였던 남편의 뜻을 따라 청소년을 ‘차세대 리더’로 키우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잠시 방황했던 그는 다른 학교에서 새 삶을 얻었다. 명문 프린스턴대에 합격했고 장학금도 받았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한 교사 덕분이었다. 소년은 이후 닐 암스트롱, 버즈 올드린에 이어 1969년 사상 세 번째로 달에 발자국을 남겼다. 바로 아폴로 12호의 선장이었던 우주비행사 피트 콘래드다.
“난독증 때문에 아예 교육을 받지 못했다면 우주비행사라는 혁신가는 절대 될 수 없었을 겁니다. 전 인류에도 큰 손해였겠지요.”
“산업혁명 당시 교육의 틀을 지금까지 유지하다 보니 아직도 아이들에게 컨베이어 벨트에서 부품을 끼워 넣는 방식의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점수를 잘 받는 학생만 주목받지요. 하지만 교육의 소비자인 학생이나 부모, 사회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합니다.”
그는 이날도 구글의 국제 콘퍼런스인 ‘빅텐트 서울’에 패널로 나서 혁신적인 교육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인터넷 시대에 부응하는 혁신적인 기업가를 키우려면 어른들의 기준에 맞는 1등보다 그 밖의 아이들을 주목해야 한다는 요지였다.
콘래드 재단이 매년 진행하는 ‘혁신과 도전 정신’ 콘테스트도 그 일환이다. 이 행사에는 세계 곳곳의 학생들이 참가해 미래의 먹을거리가 될 만한 사업 아이디어를 겨룬다. 인터넷에 빠져 사는 학생도, 미국 뉴욕 슬럼가의 공립학교 학생도, 원주민 거주지의 학생도 참가할 수 있다. 내년 봄 결승이 열리는 콘테스트는 24일까지 안내 홈페이지(www.conradawards.org)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록히드 마틴, 모토로라, 인텔 등 굴지의 기업 임원들은 학생들을 만나 아이디어를 평가하고 조언한다. 콘래드 회장은 “이 만남을 통해 나중에 그 기업의 ‘차세대 리더’가 될 학생들도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