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 김종인 당무 복귀… 안대희-한광옥 갈등 ‘마지막 고비’
박근혜-안철수, 대선후보로 첫 만남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오른쪽)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9일 서울 광진구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 행사장 앞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두 사람이 대선출마 선언 후 만난 것은 처음이다. 국회사진기자단
당내 또 다른 갈등의 한 축인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에 대해선 박근혜 대선후보가 9일 잇달아 접촉하며 막판 설득에 나섰다. 박 후보와 만난 김 위원장은 당무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사퇴’ 배수진을 친 안 위원장에 대한 설득은 한광옥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역할과 얽혀 있어 내홍의 마지막 고비로 남았다.
○ 안대희-한광옥 둘 다 잡을 묘안은
안 위원장은 앞선 심포지엄에서 “쇄신은 쉬운 일이 아니다.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되고 자기가 가진 것을 내려놓아야만 한다”고 강경한 태도를 나타냈지만 사퇴를 강행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이번엔 한 전 고문이 라디오 등을 통해 “(임명 반대가) 매우 정치적이다” “인사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인신공격을 섞어서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안 위원장을 공개 비판하고 나서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을 보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와 옛 민주계 인사 40여 명도 이날 모임에서 “이왕 어렵게 간 것, 절대 밀려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박 캠프 합류를 기정사실화했던 김경재 전 의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주말 박 후보의 전화를 받고 ‘지금 상황에선 갈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해줬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안대희-한광옥 모두 끌어안기’ 해법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주변에서는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박 후보가 직접 맡되 이념, 지역, 계층, 세대 등 4개 소위를 두고 지역 갈등을 다루는 동서화합소위를 한 전 고문이 맡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선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게 될 김무성 전 의원이 서울 중동고 선배인 한 전 고문 설득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김종인 매듭은 풀렸지만…
박 후보는 중앙선대위 의장단에 임명된 이한구 원내대표가 선대위에서 원내 활동 외에는 실질적인 역할을 맡지 않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고 한다. 이는 이 원내대표의 직(職) 유지 자체보다는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를 핵심 공약으로 밝혀놓고도 추진을 둘러싼 당내 이견을 방치한 데 불만이 더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에 경제민주화와 관련한 박 후보의 다짐을 다시 받아냈다. 이 원내대표로 하여금 기자회견이나 의원총회를 통해 경제민주화에 대해 명확한 의지를 표명하게 하고, 정기국회에서 상징적인 경제민주화 법안을 최소 1, 2개 처리하도록 박 후보에게 제안했다. 당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발의한 법안이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 추진에 대해 확실한 권한을 받으면서 이르면 10일 당무 복귀의 뜻을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10일 기자간담회를 마련하거나 2, 3일 내 국민행복추진위 전체 회의를 열어 당무 복귀를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