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견고하던 지지세 약화… 朴 충북-文 충남-安 대전 ‘분할’
한가위 민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에게 강한 경고음을 보낸 곳은 뜻밖에도 충청지역이었다. 대구·경북(TK), 강원과 함께 박 후보를 떠받쳐온 충청이 흔들리자 새누리당도 크게 동요하고 있다. 당내에선 박 후보의 ‘세종시 원안 고수’ 약발이 다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1992년 대선 이래 충청에서 이기지 못한 후보가 당선된 예가 없다. 충청의 흔들림이 일시적일지, 아니면 새로운 대선 지형을 만들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동아일보가 2일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충청에서 박 후보는 양자 대결 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1.4%포인트,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1.6%포인트 앞섰다. 모두 오차범위 내 혼전이었다. 같은 날 한국일보-한국리서치 조사에서도 박 후보와 문 후보의 격차는 2.3%포인트, 안 후보와의 격차는 6.5%포인트에 그쳤다.
본보 조사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박 후보는 충북에서 두 후보를 모두 크게 앞섰다. 반면 대전에선 안 후보가, 충남에선 문 후보가 박 후보를 따돌렸다. ‘대전 안철수, 충북 박근혜, 충남 문재인’이라는 충청 특유의 절묘한 삼각 분할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특히 세종시 권역인 충남에서 문 후보의 선전은 세종시가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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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충청지역의 야권 성향이 만만치 않은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4·11총선 당시 박 후보가 전면에 나섰음에도 이 지역 비례대표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득표율은 37.9%로 민주당(33.3%)과 4.6%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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