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세밀화 작가 6人 옛그림 ‘환생도’ 기획전
화재 현장에서 불을 끄고 난 뒤 소방수가 불에 다 타버린 소나무를 허망하게 바라보고 있다. 황경택 작가의 ‘일상 속 세한도-타 버린 나무’(큰 그림)와 쓸쓸히 유배 간 선비의 삶을 형상화한 원작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작은 그림). 갤러리 가회동 60 제공
“처음엔 세한도를 좋아하고 김정희를 존경하는 분들이 보시고 왜 그림으로 장난을 하느냐며 호통 칠까 걱정했어요. 그런데 반응이 좋아요. 북촌한옥마을을 둘러본 뒤 갤러리를 찾은 외국인들도 즐거워하더군요.” ‘대중이 범접하기 어려운 세한도를 만만한 만화로 표현해 웃음의 소재로 만들어 보겠다’는 작가의 의도가 먹혀든 셈이다.
닮은 듯 다른 옛 그림과 현재의 만남. 원작 김홍도의 ‘화조도’(작은 그림) 속 출신을 알 수 없는 새가 쇠박새로 재탄생한 천지현 작가의 ‘화조도’(큰 그림). 갤러리 가회동 60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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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작가는 ‘신모란도(新牡丹圖)’에서 부귀영화를 불러들이기 위해 집 안에 모셔두던 모란도를 벽지의 무늬처럼 사용해 부와 명예의 덧없음을 표현했다. 남계우의 ‘석화접도대련(石花蝶圖對聯)’에서 봄을 상징하는 나비들을 윤영아 작가는 나방으로 대체해 ‘석화아도대련(石花蛾圖對聯)’을 그렸다. 김광식 작가는 김홍도의 ‘해탐노화도(蟹貪蘆花圖)’ 속 미니멀리즘에 반기라도 들 듯 참게를 펜으로 세밀하게 표현했다.
자연에 관심 있고 생태 세밀화를 그리는 작가들이 모인 CODE 회원들이 지난달 26일 기획전 ‘환생도’가 열리고 있는 서울 종로구 가회동 갤러리 ‘가회동 60’에 모여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있다. 갤러리 가회동 60 제공
CODE는 다음 전시로 △화투 그림 속 생물들과 환경을 월별로 재조명하는 기획전과 △지조와 절개의 사군자(四君子)가 아니라 지혜, 희생, 배려 등 현대 사회에서 필요한 가치를 표현하는 ‘도심 속의 사군자’ 등 다양한 전시들을 계획하고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