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흥-남광 등 모두 경영난
‘요즘 같은 건설경기 침체기에 건설업체 인수는 독배(毒杯)를 드는 짓이다.’
건설업체를 인수한 대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경영난에 시달리다 부도를 내거나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자 재계에 ‘건설업 독배론’이 나돌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26일 법정관리 신청을 낸 웅진홀딩스다. 웅진홀딩스는 2007년 극동건설을 인수한 뒤 주력 분야이던 웅진씽크빅 등 교육사업을 포기하고, 건설업을 주력 사업으로 키우기로 했다. 이를 위해 4000여억 원의 현금을 쏟아 부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이 밖에 2006년 건영(현재 LIG건설)을 인수한 LIG그룹, 2008년 진흥기업을 인수한 효성그룹, 2008년 남광토건을 인수한 대한전선그룹 등도 회사를 인수한 뒤 정상화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해당 건설사는 현재 모두 법정관리 중이거나 워크아웃 상태다.
윤영선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는 매출 규모를 키우기가 쉬워 인수에 나서는 기업이 많았다”며 “하지만 최근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이를 견뎌 낼 만한 자금력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이 포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건설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건설업은 비자금을 마련하기 쉬운 업종이라는 그릇된 인식이 퍼져 있어 급성장한 중견기업들이 무리하게 건설업에 손을 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