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화 중장기대책 보고서
기획재정부는 10월 발표 예정인 중장기전략보고서의 인구구조 부문을 요약한 ‘2060년 미래한국을 위한 중장기 적정인구 관리방안’을 11일 미리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앞으로 한국사회가 풀어야 할 인구, 성장잠재력, 기후변화·에너지, 재정역량 등의 문제에 대응해 정부가 향후 20∼30년에 걸쳐 추진해야 할 장기과제들을 담았다.
○ 국민연금 부분연기 제도 도입
정부는 고령자들이 은퇴 전에 제2의 인생을 미리 설계할 수 있도록 임금 삭감을 전제로 한 근로시간 단축청구권 제도의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권고를 받아들여 장기적으로는 정년제를 연령차별로 간주해 폐지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이 밖에 노사정위원회 등의 논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정년과 연금수급 연령이 일치되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할 방침이다. 연금수급 시작 연령(60세)과 실제 퇴직연령(53세 안팎) 간의 공백기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고령자의 노후 설계를 위해 현재의 국민연금 연기제도를 개편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지금은 연금 수급권자가 65세 이전에 수령을 전액 연기하면 연기 1년당 7.2%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지만 연금액의 일부(50∼90%)도 연기할 수 있도록 바꾸겠다는 뜻이다. 국민연금 연기제도는 올 들어 신청자가 벌써 3500명 안팎일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정부는 또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아버지의 육아휴직 사용도 적극 권장하기로 했다. 보고서는 “양성 부모가 한 자녀에 대해 번갈아가며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두 번째 육아휴직자에게 더 많은 휴직급여를 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금은 성별에 관계없이 임금의 40% 수준만을 주고 있어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아버지들이 육아휴직을 꺼린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 통일되면 고령화 충격 상당부분 흡수
특히 정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남북통일을 전제로 한 새로운 인구전망도 제시했다. 지금의 ‘고령자 65세 기준’으로 남한 인구만 계산하면 한국은 2026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60년에는 인구의 40%가 노인으로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가 된다. 그러나 북한지역의 출산율이 현 수준(2.0명)을 유지하고 한국도 고령자 기준을 75세 이상으로 높인다고 가정하면 2050년 통일한국 전체 인구 중 생산가능인구의 비중은 70.2%, 노인인구 비중은 17.2%가 된다고 추산했다.
이는 ‘고령자 65세 이상 기준’으로 계산한 2010년 한국(72.8%, 11.0%)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