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집착하는 소아성애증, 7명만 병원 방문해 상담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 제공
특히 성폭행과 관련된, 이른바 성도착증의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하다. 지난해 병원에서 성도착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전국을 통틀어 156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사춘기 이전이나 사춘기 무렵의 소년 소녀를 특히 좋아하는 ‘소아성애증’ 환자는 7명에 불과했다.
소아성애증은 어린아이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성도착증의 일종이다. 권용실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소아성애증의 증상에 대해 “아동을 상대로 왜곡된 성적 상상을 하면서 흥분을 느끼며 욕구를 충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도착증은 현재 정신과적 질환(질병코드 F65)으로 분류돼 있는 엄연한 질병이다. 소아성애증을 비롯해 노출증, 관음증, 여성물건애 등이 포함돼 있다. 이른바 ‘바바리맨’도 여기에 포함되며, 자신의 성기를 대중에게 보여주는 변태 증상이 노출증에 해당한다. 노출증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는 지난해 32명이었다. 전철 계단이나 화장실 등에서 여성의 치마 속을 몰래 찍고, 이를 돌려보면서 쾌감을 느끼는 증상은 관음증에 해당한다. 지난해 관음증 환자는 23명이었다.
전문가들은 “이 156명은 개선의 여지가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치료를 받는 것에 대해 불안한 시선을 보내면 안 된다”고 말한다. 자신의 성적 문제점을 인정하고 병원을 찾는 것만으로도 문제점을 상당히 개선했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런 성향이 심각한 수준인데도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들에게 있다.
이와 관련된 통계도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와 서울대가 진행한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다. 이에 따르면 조사대상인 성인 남녀 6022명 가운데 27.6%가 주요 정신질환을 앓은 바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15.3%만이 실제로 의료기관을 찾았다.
그렇다면 왜 나머지는 병원에 가지 않았을까. 그 이유를 묻자 가장 많은 82%(중복응답)가 “나는 정신질환이 없다”고 답했다. 77%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고, 50%는 “지금 문제가 있어도 저절로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