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민주 공천뒷돈 의혹 수사… 다른 친노인사들도 조사
민주통합당 공천 뒷돈 제공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노혜경 전 노사모 대표를 비롯해 ‘라디오21’ 전 대표 양경숙 씨(구속)의 돈이 송금된 것으로 나타난 계좌의 주인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키로 했다. 이에 따라 양 씨가 돈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진 친노(친노무현) 인사 여러 명도 함께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노 전 대표를 조만간 참고인으로 부르기로 하고 소환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양 씨는 2월 공천 희망자들에게서 공천 청탁용으로 받은 돈이 입금된 문화네트워크 계좌에서 수차례에 걸쳐 모두 1억여 원을 노 씨에게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노 씨를 불러 문제의 계좌가 실제 노 씨가 관리하는 것인지, 돈을 무슨 명목으로 받았는지, 공천 뒷돈의 일부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를 추궁할 계획이다. 검찰은 노 씨가 양 씨에게 빌려준 돈을 돌려받았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또 검찰은 양 씨가 공천 뒷돈 가운데 수억 원을 라디오21 전직 간부 홍모 씨에게 송금한 사실을 밝혀내고 홍 씨를 3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사용처 등을 조사했다. 이 돈은 양 씨가 다른 계좌로 송금한 공천 뒷돈 중 가장 큰 뭉치라고 한다. 검찰은 양 씨가 이 돈을 공천과 관련해 제3자에게 전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4일에도 공천 뒷돈의 일부를 전달받은 라디오21 관계자 1명과 양 씨의 지인 1명을 불러 조사했다.
한편 이두식 대검 수사기획관은 “공천 탈락 직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양 씨와 공천 희망자 3명이 가진 술자리 대화를 녹음한 파일이 있다”며 “하지만 주로 공천 탈락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이어서 수사와 관련해 큰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