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남지사 보선 후보는 박근혜 러닝메이트”■ ‘朴의 짝’ 후보군 검토 나서
○ “박근혜에 도움 되는지… 경선 여부도 결정”
서병수 사무총장은 최근 기자들을 만나 “경남지사 후보는 박근혜 대선후보와 사실상의 러닝메이트로 대선에 도움이 되는 인물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면서 “(그런 면에서) 경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되는 인물이 뚜렷이 보인다면 경선을 치르지 않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당 핵심 관계자는 “박 시장이 대중적인 인물이 아니고 큰 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치열한 대선 전쟁에 힘이 될 수 있을지 고민을 해 봐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홍준표 전 당 대표와 같은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전략가형 정치인을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홍 전 대표는 당 전략기획본부장, 원내대표 등 핵심 당직을 거쳤다.
이런 ‘러닝메이트론’ 때문에 당 안팎에선 경남지사 후보군과 박 후보의 ‘궁합’을 분석하는 얘기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이미 예비후보로 등록한 권경석 전 의원은 지난해 박 후보의 유럽 순방에 동행했다. 이번 대선 경선에서 박 후보와 경쟁하면서 ‘미운 정 고운 정’을 쌓은 김태호 의원을 ‘징발’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경남지사를 두 번이나 지낸 사람을 다시 경남지사 후보로 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반론이 지배적이다.
새누리당은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김두관 전 지사의 사퇴로 공백이 된 경남지사 자리를 정권 재창출의 발판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곧 내려질 대법원 판결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직을 상실할 경우를 예상하며 12월 ‘빅3’(대통령, 서울시교육감, 경남지사) 선거기획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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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선 “경남지사 보선을 어떻게 치를지 곤혹스러운 게 솔직한 심경”이라며 “어떤 후보가 나오면 좋을지조차 이야기가 없다”는 앓는 소리가 나온다.
민주당이 이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김 전 지사가 ‘도정 완수’를 약속해놓고 2년 만에 지사직을 중도 사퇴한 데 따른 비판 여론 때문이다. 2010년 새누리당 텃밭이었던 경남에서 야권연대를 통해 어렵게 당선된 김 전 지사가 지사직을 던지려 하자 당내에서는 “자살골뿐 아니라 (민주당) 팀킬”이라는 비판이 나왔었다. 경남지사 직은 그대로 새누리당에 갖다 바치고, 경남의 대선 여론도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거란 우려에서다.
당 일각에서는 어설픈 후보를 냈다가 대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후보를 내지 말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지역 정가에선 경남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영달 전 의원과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이근식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