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의심 산 貧國회원 위해 신원보증… 39개 국가엔 항공료 보내
아프리카 빈국의 한 펜 회원이 한국행 비자를 신청하자 현지 한국대사관은 펜클럽 한국본부에 ‘신원보증’을 요구해왔다. 펜대회 이후 한국에 불법 체류할 것을 의심해서다. 한국본부는 대사관에 초청장과 함께 신원 보증까지 해줬고, 결국 비자가 발급됐다.
펜클럽 한국본부는 대사관의 우려가 지나쳤다고 보기만은 힘들다고 밝혔다. 한 동남아 국가 회원들의 참가 접수과정에서도 불법체류가 의심됐기 때문. 이 나라 펜클럽에서는 회원 10명이 한국행을 신청했는데, 돌아가는 비행기표를 예약하지 않은 사람이 2명 있었다. 한국본부는 해당 나라의 펜 회장에게 “한국에 들어온 뒤 회원들의 이탈을 막아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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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대회 경비는 원칙적으로 회원이 자비로 부담해야 하지만 한국본부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의 39개 저소득 나라의 회원에게는 항공료를 지원하고 있다. 강대국 펜 회원들 위주로 대회가 치러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여유로운’ 초청자들도 있다. 프랑스의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 나이지리아의 월레 소잉카, 터키의 오르한 파무크 등 노벨문학상 수상자 3명이다. 이들은 2만 달러(약 2270만 원) 이상의 기본 초청료에 비즈니스 좌석 이상의 왕복 항공권, 호텔 스위트룸을 보장받고 대회에 참석한다. 한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동행하는 여자친구 경비까지 부담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한국본부가 난색을 표하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