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지역 백화점들 식품관 경쟁 치열
21일 오후 4시 반 SSG푸드마켓 청담점의 방사유정란 판매 코너에 품절 푯말이 내걸렸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지난달 신세계백화점이 문을 연 프리미엄 식품 매장인 SSG푸드마켓에는 특히 ‘토종’ ‘유기농’ ‘신선’이란 단어를 내건 상품들이 많았다. 매주 두 차례가량 이곳에서 쇼핑하는 주부 이은정 씨(38·서울 강남구 압구정동)는 “좀 더 돈을 쓰더라도 ‘출신 성분’이 확실한 식재료를 사고 싶어 하는 강남 사람들의 정서를 제대로 공략한 매장”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강남지역을 차별화하는 코드는 ‘멋(패션)’이 아닌 ‘맛(음식)’이라고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에 맞춰 백화점들은 강남지역에 식품관을 강화하고 있다.
SSG푸드마켓 청담점 고객의 70% 이상은 매장 주변 강남·서초구 주민들이다. 40대 고객 비중이 신세계백화점 전체보다 13%포인트 높은 것도 특징이다. 발레 파킹과 냉장 배송을 원칙으로 하다 보니 건강과 쇼핑 편의성을 중시하는 중년 고객들의 마음을 산 것이다.
이 매장에 이어 압구정동의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식품관이 10월 리뉴얼을 마치고 확대 개장하면서 강남 상권 내 백화점들의 ‘먹거리’ 전쟁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 강남 잡는 핵심은 기본기
대형마트의 강남지역 점포도 품목별 매출 비율에서 다른 지역 점포와 달랐다. 이마트 양재점, 역삼점, 가든파이브점은 매출 규모에서 전국 146개 점포 가운데 23위, 57위, 78위인 중소 규모 점포다. 이마트가 1∼7월 강남 3구에서 판매된 상품 카테고리를 분석한 결과 역삼점은 오가닉 신선제품이 전국 2위, 양재점은 오가닉 가공식품이 전국 10위를 차지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남들한테 보여주는 과시형 소비 단계를 넘어선 강남지역 소비자들은 건강과 자기만족을 위한 식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