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이 21일 베레켓 사이먼 에티오피아 공보장관의 말을 인용해 “제나위 총리가 벨기에 브뤼셀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국영TV는 “제나위 총리가 브뤼셀의 한 병원에서 두 달간 입원 치료를 받던 중 감염으로 갑자기 숨졌다”고 보도했다. 제나위 총리는 7월 중순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에도 불참해 중병설이 나돌았다.
제나위 총리는 생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가장 존경하며 한국의 ‘경제 기적’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지난해 7월 이명박 대통령이 6·25전쟁 종전 이후 처음으로 참전국인 에티오피아를 방문했을 때 두 정상은 에티오피아가 한국의 경제계획을 본받아 농업 섬유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5개년 계획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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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한국식 개발정책’ 등으로 에티오피아는 최근 8년 동안 연 10% 이상 고도성장했다. 올해 3월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에티오피아를 방문했을 때 제나위 총리는 에티오피아 및 아프리카 지역에 새마을운동을 보급하고 확대하는 방안에 뜻을 같이했다. 제나위 총리는 2010년 방한해서는 “새마을운동은 희망이 없는 아프리카에 희망을 준다”고 말하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는 1991년 군사정권을 축출한 뒤 1995년까지 5년간 대통령을 지낸 데 이어 17년째 총리로 재직하면서 반(反)테러법 도입 등으로 반체제 인사와 정부 비판 성향의 언론을 탄압한다는 비난도 받아왔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