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윈 경제협정을 외교갈등 압박카드로 들먹
독도, 과거사 문제를 놓고 한국과 일본이 외교 갈등을 빚으면서 양국간 통화스와프 협정이 갑자기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아즈미 준(安住淳) 일본 재무상이 17일 내각회의 뒤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10월 말 끝나는 ‘한일 통화스와프 확대 협정’과 관련해 “연장할지 말지를 포함해 백지상태다. (수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통화스와프(currency swap)란 두 개 이상의 금융회사나 기관이 약속한 기간에 미리 정한 환율로 통화를 맞바꾸는 거래입니다. 나라 간 통화스와프도 방법은 같습니다. 나라 간에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어두면 한쪽 나라에 외환유동성 위기가 발생했을 때 상대국에서 외화를 조달할 수 있어 외환시장 안정에 도움이 됩니다. 아직 원화가 국제통화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통화스와프는 체결된 규모만큼 외환보유액을 늘리는 것과 유사한 효과가 있습니다.
한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통화스와프 덕을 톡톡히 봤습니다. 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0월 한국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하자 폭등하던 원-달러 환율이 급속히 진정됐습니다. 지난해 유럽발 재정위기로 국내 금융시장에 충격이 올 조짐이 보이자 정부는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규모를 130억 달러에서 700억 달러로 대폭 확대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선제적으로 차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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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