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 약한 문재인 위한 꼼수” 非文주자들 반발 받아들여“경선 역전 같다” 文측 항의에 ‘역전 드라마’ 경선 공보물 폐기
민주통합당 선거관리위원회는 14일 대선후보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영상이나 화면자료를 이용한 ‘프레젠테이션(PT)’과 ‘찬조연설’을 도입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당 선관위 대변인인 송호창 의원은 “PT 등을 도입하면 관심이 분산될 수 있고, 경선 일정상 후보들의 준비도 부족할 수 있다”며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비문(비문재인) 주자들의 반발에 가로막혀 무산된 것이란 분석이 많다. 앞서 당 선관위가 합동연설회에 PT 및 찬조연설을 포함하는 내용으로 경선 룰 변경을 시도하자 비문 주자들은 “대중연설이 약한 문재인 의원을 위한 꼼수 아니냐”며 반발했었다. PT는 후보가 아닌 기획사의 능력에 좌지우지되는 데다 찬조연설도 후보가 아닌 연설자의 지명도에 따라 표심이 왜곡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민주당은 70여만 부나 인쇄한 경선 공보물을 배포하지 않고 폐기한 뒤 수정본을 만들기로 했다. ‘역전 드라마를 보여 달라’는 표현이 대선 본선이 아니라 당내 경선의 역전을 뜻할 수 있다는 문 의원 측 항의를 수용한 것이다. 당 관계자는 “경선 흥행부진 속에서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민주당은 8월 25일 제주를 시작으로 13개 권역별 합동연설회 및 순회투표를 거쳐 9월 16일 대선후보를 선출한다. 1위 득표자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못할 경우 1, 2위 후보 간 결선투표를 통해 9월 23일 대선후보를 확정한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