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사회 심장부를 겨냥한 토크쇼 스타
인도 발리우드 스타 아미르 칸이 자신의 TV쇼 ‘진실만이 승리한다’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 출처 프리세리알
7월 29일 인도에서 인기리에 종영된 TV 시사토크쇼 ‘진실만이 승리한다’(이하 진실)의 진행자 아미르 후사인(47)이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영화 ‘세 얼간이’(2011년)로 국내 영화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그는 인도 영화계의 3대 ‘칸’(Khan·회교권에서 위대한 인물에게 붙이는 칭호)으로 불리며 20년 넘게 발리우드(봄베이+할리우드·인도 영화산업을 통칭하는 말) 대표 스타로 활약해 왔다. 그는 본명 대신 ‘아미르 칸’으로 더 유명하다.
칸이 5월 6일부터 진행한 ‘진실’은 매주 일요일 오전 총 5억 명의 시청자를 사로잡으며 전국적인 인기를 누렸다. 미국의 유명 토크쇼 ‘오프라 윈프리 쇼’처럼 방청객 앞에서 진행자와 게스트가 대화하는 형식인 ‘진실’의 흥행 비결은 카스트 같은 신분제도, 결혼지참금 문제 등 인도 내 고질적인 사회 이슈를 정면으로 다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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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칸이 시사 토크쇼를 진행하게 된 데는 논쟁적인 영화를 직접 제작하는 한편 각종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발언해 온 개인적 이력이 크게 작용했다.
칸은 1988년 데뷔 후 로맨틱 영화의 주연을 주로 맡았지만 2001년 자신이 처음 제작한 영화 ‘라간(Lagaan·토지세라는 뜻):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인디아’를 계기로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도 오른 ‘라간’은 영국 식민지 시절 영국인들의 착취로 고통받는 인도인의 현실을 다룬 작품이다.
또 칸은 인도 일간 ‘힌두스탄타임스’에 정기칼럼을 기고하고 반부패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해왔다. 지난달 16일에는 만모한 싱 인도 총리를 직접 만나 카스트 최하계급에 속하는 사람들이 분뇨 처리를 도맡아 하는 악습을 없애달라고 정부에 촉구하기도 했다. ‘진실’에서 의료사고 문제를 다룬 ‘모든 생명은 고귀하다’ 편을 방영한 후에는 의회에 출석해 의료보험제도의 문제점을 증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진실’의 흥행에는 소외된 곳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사연을 전하면서 함께 아파하는 칸의 ‘공감 능력’이 큰 몫을 했다는 평이다. 아들을 낳지 못해 남편에게 구박받는 여성의 이야기를 묵묵히 듣다가 눈물을 훔치는 칸의 모습을 보면서 인도의 시청자들은 함께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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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