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가 할퀸 印尼 숲, 한국기술로 빠른 회복
《 1973년 박정희 정부 때 시작된 치산녹화사업은 이후 산림기본계획으로 이어졌다. 1997년까지 무려 100억 그루를 심었다. 그 덕분에 국토의 65% 이상이 산림으로 변했다. 개발도상국으로서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녹화 성공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녹화는 지구촌 전체의 과제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사막화와 산림훼손,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빈곤퇴치 등을 위해 한국이 산림원조국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내외에서 커지고 있다. 동아일보는 한국의 앞선 산림녹화 기술을 해외로 전수하자는 캠페인을 시작한다. 》
2004년 12월 지진해일(쓰나미)로 황폐화된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해안림인 맹그로브 숲에서 우리나라 산림복원기술과 자금이 투입돼 녹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산림청 제공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최단기(最短期) 녹화 강국으로 성장한 한국이 아시아 기후변화 및 산림복원 선도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2006년 5월부터 2년여에 걸쳐 맹그로브 숲 복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경험도 갖고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14차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때 10개 회원국 외교장관들이 맺은 산림협력협정에 따른 후속조치다. 이 협정은 이달 5일부터 발효됐다.
협정에는 한국이 아세안 10개 국가의 사막화 지역 및 훼손된 산림생태계를 복구하고 산림재해를 방지하는 데 주도적으로 활동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산림의 지속가능한 이용과 경영·보전, 산림부문 능력 배양과 기술 이전, 각종 연구개발에 협조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정부는 이 협정이 발효되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아세안 지역에서 산림 현안에 대한 한국의 역할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세안 지역에서 확고한 산림원조국이 되는 셈이다.
산림청이 2009년부터 녹화사업을 벌이고 있는 캄보디아 캄퐁통 고무나무 묘목장. 산림청 제공
이돈구 산림청장은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빈곤퇴치 등 지구 전체의 문제 해결에 열대림의 역할과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전 세계 산림 면적의 20%를 차지하는 아세안 지역은 개발도상국이 많은 탓에 산림훼손이 심각해 향후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아세안 산림협력협정의 발효에 맞춰 이달 29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에서는 아세안 10개국의 산림장관과 아세안 사무국이 참가하는 ‘한국-아세안 산림장관회의’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AFoCO 출범 및 향후 활동에 대해 논의한다. AFoCO는 국내에 사무국을 두고 내달 1일 출범한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