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반도 상공에 자리 잡은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워낙 강해 태풍이 아니면 당분간 비를 쏟을만한 요인도 없다.
현재 활동 중인 태풍은 11호 태풍 '하이쿠이(HAIKUI)'.
광고 로드중
중심기압 970헥토파스칼(hPa)의 중형 태풍 하이쿠이는 7일 오후 3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서북서쪽 약 460km부근 해상에서 중국 상하이 남쪽 방향으로 이동 중이다.
보통 태풍은 발생 초기 서북서진하다가 편서풍(중위도 30~60도) 지역에 이르면 진로를 북동쪽으로 바꾼다. 태풍이 한반도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꺾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에 짓눌려 편서풍대로 진입하지 못한 채 서진만 하다가 중국 대륙 쪽으로 상륙하는 경향을 보인다. 자연히 중위도 지역에 있는 한반도는 직접 영향권에 들기 어렵다.
이번 태풍도 마찬가지.
광고 로드중
그렇다면 이번 태풍은 한반도에 비를 내려 주지 못하는 걸까.
기상청은 "제11호 태풍으로부터 변질된 저기압 또는 약화된 태풍의 영향을 받아 토요일 제주도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비가 오고, 중부지방은 구름 많은 가운데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겠다"며 "하지만 중국에 상륙한 태풍의 진로와 강도에 따라 비가 오는 시기와 양이 매우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1994년 '브렌던'처럼 폭염을 한꺼번에 식혀줄 '효자 태풍'이 될 가능성은 낮다는 얘기.
올해보다 더 심한 폭염과 열대야에 시달렸던 당시 태풍 '브렌던'은 비교적 고위도인 일본 오키나와 근처 해상에서 갑자기 발생해 강풍 피해는 거의 없이 많은 비만 뿌리고 순식간에 지나갔다. '해신(海神)의 선물'이라는 표현이 나온 이유다.
광고 로드중
기상청은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금요일부터 약화되면서 주말부터 평년기온(낮 최고기온 30℃ 내외)을 회복하겠다"고 예보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