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사 경쟁률 평균 65 대 1… ‘장기취업준비생’ 해결책은?
대학졸업자의 취업문이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신규대졸자 실업률이 38.3%에 이른다는 한국노동연구원의 조사결과도 나왔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시대로 진입하면서 기업들이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장기간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취업준비생인 이른바 ‘장수생’도 늘고 있다.
노동시장에 진입할 시기를 놓치면 점점 더 노동시장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장기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사다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대졸 취업문은 바늘구멍
최근 고졸 채용이 늘어나 대졸 신입 취업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회원사 310곳을 대상으로 고졸 채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21%가 고졸 채용 규모를 확대했다. 이에 따라 고졸 채용문을 두드리는 대졸자도 적지 않다. CJ E&M이 올해 1월에 고졸 10명을 채용하겠다는 공고를 냈더니 지원자가 320명이나 몰렸다. 이 중 25%가 4년제 대학, 나머지 25%가 전문대학 졸업자였다.
아예 취업을 포기하고 창업전선에 뛰어드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커피전문점 브랜드 이디야 커피 관계자는 “4, 5년 전만 해도 가맹문의를 하는 이들은 대부분 베이비붐 세대고 젊은층은 매우 드물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신규 점포를 여는 사람 중 10%가량이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할 시기인 20대 후반∼30대 초반”이라고 말했다.
○ 장수생 위한 사다리
서울 중위권 대학을 졸업한 이모 씨(31)는 4년째 취업준비생이다. 첫해에는 대기업, 2년째부터는 중견기업 위주로 지원했지만 줄줄이 면접에서 떨어졌다. 지난해부터는 9급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이다. 이 씨는 “연애하고 결혼해서 남들처럼 사는 게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0대 후반보다 30대 초반의 고용률이 높은데, 이는 직업탐색 기간이 그만큼 길다는 뜻”이라며 “자신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한 곳을 찾을 수 있도록 직업 중개기관을 늘리고, 실무 능력을 갖출 수 있는 직업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이수민 인턴기자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