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동아리 ‘만화사랑’ 편지-동아일보 기사 스크랩 등 30여점 기념사업회에 기증
광주 진흥고 재학 당시 이한열 열사가 받았던 장학금 지급 확인서(왼쪽 노란 봉투)와 동아일보 신문기사 스크랩, 이 열사가 학창 시절 친구들과 주고받은 엽서와 편지봉투들.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됐던 고 이한열 열사의 지인이 1987년 1월 15일 이 열사에게 남긴 편지의 한 단락이다. 모교 동아리방에 잠들어 있던 이 열사의 유품이 25년 만에 주인의 품에 안겼다. 사단법인 이한열 기념사업회는 이 열사가 생전에 활동한 연세대 동아리 ‘만화사랑’으로부터 이 열사가 학창 시절 친구들과 주고받은 편지 26점과 성적표, 동아일보 신문기사 스크랩 등 유품 30여 점을 기증받았다고 31일 밝혔다.
유품 중에는 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씨가 서울에서 대입 재수 생활을 하던 이 열사에게 남긴 편지도 있다. 배 씨는 “가서 너를 보고 싶지만 서울은 너무 멀어. (타지에서) 고생하는 만큼 열심히 하는 게 엄마 소원”이라며 이 열사를 격려했다. 광주 진흥고 재학 당시 전교 석차 4등으로 나온 이 열사의 성적표도 있다. 이 열사는 1985년 재수 생활을 하면서 김성식 당시 경희대 명예교수가 동아일보에 연재했던 ‘동아시론’ 칼럼을 스크랩하기도 했다.
기념사업회는 유품 일부를 기념관에 전시하고 내년 출간을 앞두고 있는 이 열사의 유고집 제작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유고집에는 이 열사가 남긴 편지와 자작시, 글과 그림 등이 담긴다.
고현국 기자 mck@donga.com